산문시
햇살이 벌써부터 벽을 타고 오른다.
숨 한 번 들이쉴 때마다, 하루가 한 모금씩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무표정한 엘리베이터, 눈치 섞인 인사.
우리는 그렇게 오늘도 어제처럼 일터에 놓여 있다.
하루가 무거워질 때면 난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이른 아침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아주 옅은 바람 한 줄기의 틈처럼,
마음에도 그런 틈이 생기면 좋겠다고.
바쁜 와중에도 ‘괜찮아’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는 틈이 있었으면 하는 상상 말이다.
식사 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흔들며 걷는 산책길.
볕은 쨍하지만, 그늘 아래 작은 바람이 기분을 바꾸듯.
그 찰나의 행복이 나를 다시 일으킨다.
어느 오후엔 문득,
누군가 건넨 사소한 안부처럼
나의 시 가 당신에게 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