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미니미 등장
어쩌면 당연한 순리 아니겠는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보고 배운 게 그뿐이라...
그분을 공감하며 비슷한 성향을 가진 직원이
그분과 똑같은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핍이 있거나, 마음이 아픈 직원들이었다.
세대가 바뀌면서 본인 키운 직원들이었다.
아마도, 허용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 그분도 하니까.
아마도, 스스로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 그분도 하니까.
앞서 언급한 '공공의 적'으로부터 직원들 간의 동료애가 극에 달했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갔다.
이제는 '공공의 적'이 다수가 되어버렸으니...
미니미는 둘이었다. 둘 다 팀을 이끄는 부서장이다.
한 명은 '그분의 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한 명은 '그분보다 더하다'는 악명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 경계하며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가장 큰 피해자는 직원들이지...
이제는 부서장으로부터 쏟아지는 부정적인 감정과 언어폭력과 과중한 업무들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 이상 이 회사가 바뀔 수 있을까?
어쩌면 당연시되는 조직문화로 여겨지지 않을까,
어쩌면 더 능력 있는 모습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결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까, 지난 고충처리가 '두 번 다시없을 기회'가 맞았던 건 아닐까,
이쯤 되면 고민조차 사치다... 하하.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한 게 있었다.
그분이 철저하게 자신에게만 허용적이라는 점!
시간이 흐르면서
두 부서장이 직원들에게 보이는 만행을 알게 되고,
두 부서장 간의 불협이 업무에 지장을 주기 시작하자,
그분이 나서서 두 부서장과 면담을 하기 시작했다.
그분은 직원들이 자신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닌
부서장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자고 하자, 직원 편에 섰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혼란스럽지만... 그렇게 됐다.
처음에는
'나도 가만히 있는데, 부서장이 나대는 꼴은 못 본다'는 심정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도 저래? 내가 저 정도는 아니지?"라고 질문하는 그분을 보며... 하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상상 그 이상이다.(ㅋㅋㅋㅋㅋㅋ)
그렇다. 그분에게 객관화란 없었다.
성찰과 통찰은 개뿔?
잘못을 알아야 반성도 하고, 개선도 하지.
처음부터 안 되는 싸움이었던 것이다.
예전에 한 부서장이 느낀 그분의 '병명'이 떠오른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라고 했지...
혹시나
유사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유사한 사람과 관계하고 있다?
감정을 분리할 자신이 없다?
나와 그를 객관화할 자신이 없다?
묻고 따지지도 말고 도망쳐라.
이정도면 피하는게 상책이다.
꼭 끝을 맺으시길 바란다. 부디.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냥 끼리끼리 놀고, 끼리끼리 싸웠으면 좋겠다.
싸움이 될까 싶겠지만? 놀랍게도 싸움이 되더라!
왜냐, 미니미가 막상 그분에게 슈퍼비전이랍시고 자신이 잘못됐다는 소리를 들으니,
그분 면전에다 대고 아주 당당하게 "OO님도 저한테 그렇게 하셨잖아요. 저도 그렇게 하는 건데요"라며 받아쳤기 때문이지!
팝콘각이다.
그분과 미니미는 그렇게 전쟁 중이다.
그분은 걸어오는 도발에 물러설 사람이 아니고,
미니미는 아쉬울 게 없다며 떳떳하게 덤비고 있으니.
결국 역지사지가 답인가,
거울치료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오늘의 교훈!
동족협오는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