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2023년 03월 나의 첫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였다. 부상이 있는 상태였고, 그 부상의 회복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왼쪽 허벅지 뒤편 햄스트링. (의사의 소견으로는 미세파열이라고 한다)
나는 천천히 달리는 러너이다.라고 생각했건만, 첫 풀코스 도전 당시에 왠지 모르게 4시간 이내에 완주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었다. 달리기를 그래도 몇 년간 지속해 오면서, 남들보다 천천히 달려도 괜찮다는 명상 달리기를 진행하고 실천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42.195 km라는 미지의 도전 앞에서 나도모를 의욕과 욕심이 앞섰었던 것이다. 물론 핑계가 있다. 혼자서 야소(Yasso 800) 훈련을 하러 갔던 트랙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대다수는 트랙에서 러닝 하는 나를 비켜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듯 했다. 나는 그게 답답하여 속도를 늦추지 않고 수차례 비켜달라고 하였으나, 계속적으로 피하다가 허벅지에 무리가 왔다. 나의 잘못이다. 그들의 탓도 할 수 있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다.
그렇게 1년이 흐른 뒤, 올해 2024년 하반기에는 풀코스를 다시금 도전하고 싶어졌다. 햄스트링 부상이 조금씩 나아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많이 뛰지는 않기 때문에 확실히 나았는지, 아니면 뛰지 않아 그냥 통증이 잠잠한 것인지 모르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그래서 시작하였다. 매 월 장거리 달리기를 혼자 하고 있다.
평소에도 8km는 거의 매주 뛰고 있으니, 장거리라고 하면 15km 정도는 되겠지 싶었다.
5월 15km를 완주하였다. 그리고 6월 20km. 며칠 남지 않은 시점인데 25km를 달릴 예정이다.
5월에 15km를 달릴 때는, 급작스러웠다. 그저 핸드폰, 에어팟, 교통카드 하나 들고 출발한 달리기 여정이 평소보다 길어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찾아온다. 나의 컨디션, 새로운 길, 날씨를 느끼면서 오늘은 조금 더 길게 다녀와야겠다고 다짐했고, 뛰다 보니 15km를 목표로 잡았었다.
물론 20km 도 생각해 보았지만, 13km가 넘어가자 나의 한계가 다가옴을 느껴 15km에서 타협 보았다. 풀코스 마라톤 이후 나의 달리기는 정말 최소한의 달리기였다. 매월 달리는 거리는 풀코스 마라톤 훈련 당시는 100-150km였다고 하면, 요즘은 50km 내외였다. 그런 나의 상태에서 15km는 충분한 도전이었다.
오랜만의 장거리 도전은 다시금 옛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머릿속으로는 그리고 주변의 러너들과의 대화에서는 풀코스를 마치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나의 몸 상태는 사실상 초보 러너에 가까웠다. 그런 초보의 상태이기에 15km를 장거리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짧은' 15km를 완주한다는 것은 다시금 엄청난 뿌듯함을 불러일으켰다.
20km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여기서 예전 풀코스 준비 기간의 장거리와 달랐던 점은, 속도이다.
42.195km의 완주 목표 시간은 4시간이었다. 속도로는 5:40 분 / km이다.
현재 나는 부상이라는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다시는 부상을 당하고 싶지 않다(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부상당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평소 천천히 달리기의 속도는 7:00 분 / km이다. 그리고 요즘 월간 장거리 달리기의 속도는 더욱 늦추었다.
15km의 평균 속도는 7:30 분 / km
20km의 평균 속도는 8:00 분 / km
천천히 달리기를 통해 부상의 위험은 줄일 수 있으나, 저런 속도로 장거리를 뛴다는 것은 절대적인 달리기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그 길어진 달리기 시간에 따른 다리 스트레스도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15km는 1시간 54분이 걸렸고, 20km는 2시간 50분이 걸렸다.
7월의 달리기는 25km를 예정하고 있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그렇게 월간 장거리를 늘려간다면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