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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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자사 제품의 비전을 자국의 비전으로 연결 지은 Jindal Steel의 광고
인도 정부는 힌두 문화 보존과 경제적 자립을 핵심 기조로 삼아 제조업 육성에 집중해왔다. 특히 모디 총리는 인도를 'Bharat'으로 명명하며 힌두 민족주의 색채를 강화했고, 대규모 인구를 활용해 노동집약적 제조업 중심의 국가 성장 전략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철강 산업 또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인도 철강 산업은 세계 2위 조강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2023년 기준 약 1억 4천만 톤의 조강을 생산하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고, 자동차 및 건설 산업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수 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진달스틸은 자국 내 기반 시설을 확충하며 성장해온 인도 대표 철강 기업 중 하나로, 연간 960만 톤 규모의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자사는 ‘Self-reliant India’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통해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자 했으며, 인도 철강 기업 순위에서도 5위에 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달스틸은 최근 수출 감소와 내수 시장에서의 수입산 범람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는 위기를 맞이했다. 오만 등에서의 현지화 전략과 수출 확대 시도에도 불구하고, 2023년 하반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이는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한 수출 여력 감소와 함께 수입 철강 제품의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인도는 철강 순수출국에서 순수입국으로 전환되었고, 이에 따라 진달스틸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자사는 수출 전략보다는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를 재정비하고, 애국심 기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를 통해 소비자의 정서적 연결을 회복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Jindal Steel의 광고 속 주목할만한 포인트들
시점을 교차하는 촬영 기법을 사용해 등장인물의 시선을 공유함으로써 몰입감 강화
광고에는 얼굴과 몸을 은색 의상으로 감싼 익명의 인물이 등장하며, 카메라는 1인칭 POV와 3인칭 시점을 교차로 활용한다. 강철을 클로즈업한 후, 제련 과정에서 빛이 반사된 장면으로 전환되는 식이다. 이러한 반복적인 시점 전환은 단순히 강철을 보는 것을 넘어, 그 공간과 과정을 '경험'하게 만든다. 시청자는 마치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며, 강철이라는 오브제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현실의 효과음으로 시청자에게 긴장감과 이완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을 보여줌으로써 제품 각인
영상에 삽입된 효과음은 모두 실제 현장에서 현지 녹음된 소리로 구성되었다. 강철이 끓고 두드려지는 소리, 기계 소리가 배경 리듬처럼 사용되며 점점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어지는 파도 소리나 정적은 이완감을 제공하고, 그 뒤에 다시 고조되는 고음과 효과음은 리듬감 있는 전개를 만든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 속에 자사 제품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인상 깊게 각인된다.
문화적 요소로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선형적 시간 구성을 통해 자사의 정체성을 확산
영상은 전통 의복, 춤, 무술 등 인도의 문화적 상징과 함께 흑백의 과거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후 컬러의 현재 장면으로 이어지며 기술과 산업 현장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도시 건설과 로켓 발사 같은 미래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따라 강철은 끊임없이 등장하며, 전통과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Jindal Steel이 인도 문화와 국가 비전에 기여하는 브랜드임을 강조한다.
현실의 자산과 추상적인 이미지를 병치하여 보여줌으로써 일상적인 요소로서의 제품 인식 형성
청진기, 낚싯대, 액세서리 등 일상 제품이 등장하고, 그와 병치되어 용광로에서 흐르는 강철 같은 추상적 이미지가 삽입된다. 이는 ‘쿨레쇼프 효과’를 유도해 시청자가 각각의 장면을 연결 지어 해석하게 만든다. 추상과 현실의 반복적 병치는 제품이 일상에 얼마나 깊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는 강철이 단지 산업재가 아닌 일상적 필수재로 느끼게 된다.
Promotion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Z세대가 모순적으로 환경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으며 책 읽기를 독려하는 Kinokuniya의 프로모션
아랍에미리트는 안정적인 정치 상황과 개방적인 경제 정책 덕분에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인구의 90%가 이주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정부는 자국 문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 왔고, 모스크와 성당, 유대교 예배당이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도 존재한다.
이러한 다문화적 기반은 출판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아랍에미리트는 출판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고, 샤르자 퍼블리싱 시티와 같은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해 전 세계 출판사들의 진입을 독려했다. 세금 면제와 검열 없는 출판 환경 덕분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했고, 이에 따라 출판 산업은 2030년까지 6억 5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inokuniya는 이러한 아랍에미리트 시장의 특성과 맞물려 성공적으로 진출한 일본의 글로벌 출판 기업이다. 일본 시장에서 외국 원서 유통에 집중하며 성장한 Kinokuniya는 중동 시장 중 특히 다문화 사회가 뚜렷한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해 두바이몰과 아부다비에 매장을 설립했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아우르는 콘텐츠 전략으로 지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장해 왔다.
Kinokuniya는 환경 보호 메시지를 담은 책 읽기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왔으며, 아랍에미리트 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가짜 독자들에게’라는 유머러스한 문구로 책 읽기의 가치를 환기시키는 한편, 영어와 아랍어를 병행 교육받은 Z세대의 외국어 선호 특성을 고려해 외서 중심 콘텐츠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책을 매개로 환경과 문화를 연결하는 메시지를 강화하고자 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의 Z세대는 환경 보호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디지털 소비로 인한 탄소 배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사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이는 상당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Kinokuniya는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 주목해 책 읽기를 통해 디지털 소비를 줄이고, 더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했다.
Kinokuniya는 어떻게 책 읽기를 독려할 수 있었을까?
Kinokuniya는 미디어 소비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킬로그램 단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미디어 소비 시간을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독서 시간과, 각각의 책을 모두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여 책 세트를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 세트를 오프라인 서점에 설명과 함께 전시하며 판매하여 소비자들이 자신의 미디어 소비 시간과 일치하는 책 세트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환경 관련 기관과 협업하여 소비자들의 책 구매 수익이 산림과 생물 다양성 보호에 활용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로 311k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했으며, 20,000제곱피트의 산림이 보호되었다. 또한, Kinokuniya의 고객 카드 등록률이 38% 상승했고, 지속가능성 점수가 지난 분기 대비 49% 상승하였다
시각화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강한 참여 동기 부여
미디어 소비량에 따라 감축 가능한 이산화탄소 양을 기준으로 책 세트를 구성하고, 이를 막대그래프처럼 시각화하여 진열했다. 각 책 세트 박스에는 구체적인 감축량이 명시되어 있어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 패턴을 비교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디지털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실질적인 변화 가능성을 체감하게 된다. 이는 행동 변화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책 읽기에 대한 강한 동기를 유도한다.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역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순을 배제함으로써 진정성 강화
환경 보호를 내세운 캠페인이 종이책 사용과 충돌하지 않도록, 모든 책은 FSC 인증을 받은 저탄소 제품으로 구성되었다. FSC 인증은 지속 가능한 산림 자원에서 채취된 종이를 사용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나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모순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전략이다. 타깃 소비층의 가치와 맞물려 프로모션의 진정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 의식이 높은 Z세대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간다.
소비자가 프로모션에 참여할 시 맡게 되는 역할을 부여하여 소비자들이 변화에 기여한 효용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
책 세트를 구매하면 산림 보호 기관 ‘Sacred Groves’와 연계되어 실제 숲 보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보호된 숲의 면적과 결과는 시각화되어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소비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숲을 지키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자신이 만든 긍정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여, 프로모션 참여에 대한 자부심과 효용감을 높인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정서적 연결까지 이끌어낸다.
Creative Idea
디아블로 4 출시 이후의 소비자 평가를 긍정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게임 속 내용을 현실 문제와 연결 지은 Blizzard의 프로모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1991년 미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의 대표작을 통해 명성을 쌓아왔다. 패키지 게임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업계를 선도해왔으며, 모바일 게임 기업 ‘킹’의 인수로 모바일 시장 진출도 강화했다. 이러한 성장은 블리자드를 세계적인 게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하지만 2018년, PC 기반의 인기 게임 ‘디아블로’를 모바일로 전환한 ‘디아블로 이모탈’이 유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기존 팬층의 불만이 고조되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2022년, 중국 시장 내 유통 파트너였던 넷이즈와의 계약 결렬로 중국 내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6억 이상의 유저를 상실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자사는 내수시장 유저들의 신뢰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블리자드는 이를 극복하고자 2023년 6월 ‘디아블로 4’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전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큰 기대를 받았으며, 발매 직후 초기 매출 6억 66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콘텐츠의 양적 부족과 캐릭터 간 밸런스 붕괴, 세계관 설정의 일관성 문제 등으로 인해 유저들의 실망이 커졌다.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은 2.1점에 그쳤고, 트위치 시청자 수는 급감하는 등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블리자드는 실망한 유저들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해, 2023년 10월 ‘피의 시즌’이라는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흡혈귀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충만한 피’ 시스템과,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피의 수확’ 이벤트가 도입되어 게임 내 평판과 보상을 획득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업데이트는 유저 몰입도를 회복하고자 한 전략이었으며, 게임 외부와의 접점을 고려한 마케팅 활동도 동시에 준비되었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팬데믹 이후 심화된 혈액 부족 문제가 이어지고 있었다. 블리자드는 이 현실 문제를 게임 세계관과 연결시켜, ‘피의 수확’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헌혈 장려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유저들이 실제로 헌혈에 참여하면 게임 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몰입형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로써 자사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함과 동시에 유저들과의 정서적 거리도 좁히는 데 성공했다.
'Diablo'의 <피의 수확>
블리자드는 새로운 콘텐츠인 피의 시즌 업데이트와 함께 ‘피의 수확’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해당 프로모션에서 이용자들은 오프라인 헌혈을 통해 게임 내에서 블리자드가 설정한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다. 목표량을 달성할 시 이에 대한 보상으로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프로모션 내용을 게임 캐릭터가 설명해 주는 공익 광고를 제작하여 혈액 기부자를 모집했다. 그 결과로, 해당 기간 동안 혈액 기부가 10,000건 증가했고, 소비자들의 게임 참여가 47,200건 증가했으며, 프로모션 도달 또한 3,120만 증가했다.
가상현실 속 게임 요소를 현실로 확장하여 게임 내 스토리의 몰입감을 극대화
게임 내 ‘피의 수확’ 콘텐츠는 흡혈귀의 힘을 얻기 위한 필수 요소로 설정되어 있으며, 블리자드는 이를 현실의 헌혈 캠페인과 연계해 몰입감을 높였다. 유저는 현실에서 헌혈에 참여함으로써 게임 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게임 서사의 연장선처럼 작용한다. 특히, 헌혈 참여자 중 한 명에게는 혈액이 실제로 주입된 수냉식 PC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되어 실감 요소를 극대화했다.
목표 달성률에 따라 단계적인 보상을 제공하여 사용자의 재참여율 및 지속적인 참여 유도
총 666쿼트의 혈액 기부를 목표로 설정하고, 33%, 66%, 100% 달성 시마다 단계적인 보상을 제공해 유저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목표 달성률은 게임 내 생명력(HP)으로 시각화되며, 분수에서 흐르는 피의 양으로도 표현되어 시각적 몰입을 높였다. 이로 인해 유저는 계속해서 게임에 접속하며 보상을 획득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는다.
공동의 목표를 부여하여 게임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프로모션의 커뮤니티 내 자발적 확산 강화
개별 헌혈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목표가 달성되면 모든 유저가 보상을 받도록 설정해 공동체 의식을 강화했다. 디아블로 특유의 협업 기반 커뮤니티 환경을 활용해,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헌혈 인증 콘텐츠를 공유하게 했다. 이로써 커뮤니티 내에서 자발적인 프로모션 확산이 일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브랜드는 제품의 기능을 넘어 문화, 감정, 사회적 가치와 연결될 때 소비자의 공감과 충성도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고서현
ko4rii@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