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내도 자라나는 그리움 하나 》 최상일

박민설_수요 리뷰

by 절대신비



아내는 자기 관리를 정말 잘한다

아내는 나를 "자기야"라고 부른다

-공처가


시를 두 줄로 압축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위트.


잘라내도 자라나는 그리움 하나

툭 하고 튀더니 하늘에 가 박혔다

-손톱


은유와 상징,


너무 아파서 너를 미워할 정신이 없더니

너무 바빠서 너를 잊어버릴 시간이 없다

-이별 그 후


아련한 언어유희,


치킨 한 마리, 나는 아이들 접시에 닭 다리를 하나씩 올려놓았고

어머니는 한참을 뒤적이다가 기어이 모가지를 찾아내셨다.

-내리사랑


또한 영원한 모티브,

우주의 탄생과도 비견되는 모성


우주의 격발은 플러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출발하고부터는 마이너스다.


세계는 거대하게 자라나고

인류는 성장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우리는 착실하게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생은 죽음 향한 힘찬 행진.


여기서 아빠인 '나'의 사랑을 덧셈이라고 본다면

내리사랑 손주사랑 '내' 어머니의 그것은 뺄셈이다.


그 명장면을 단 두 줄에 욱여넣었다.

우주를 한 점에 넣는 도발,


묘미 있다.


압축의 묘

절제의 미


두줄 시인은 세상에 큰 획을 그으시라.

두 줄 그으시라.


더하면 소조

빼면 조각


덧붙여 형상을 그리면 로뎅, 권진규

덜어내고 깎아내고 마침내 숨 쉬게 하면 미켈란젤로


양각이든 음각이든

어느 줄이든 두 줄로.


*


《잘라내도 자라나는 그리움 하나 》(詩와 에세이) 최상일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