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외 지원
회사에 디자이너로 취업이 되고 겪은 일 중에서
기억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디자인 업무 외 지원이었다.
저.. 디자이너로 취업했는데요?라는 말은 절대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처음 다닌 회사에서는 다양한 업무에 지원되었다.
작은 회사여서 외부행사에도 함께 동원이 되었고
타 부서의 업무에도 인력부족으로 참여하였다.
외부에서 행사를 하게 되면 주말에도 지방으로 같이
내려가서 일을 돕기도 했었고 특별한 시즌이 되면
다양한 종류의 소품 만들기를 같이 하기도 했었다.
작은 회사의 특권인가 싶기도 했다.
때로는 몸이 피곤하기도 했고 내가 왜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이 회사를
다니는 이상 혼자 거부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었다.
싫어도 좋아도 회사의 룰과 규칙이니까 나는 회사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했었다.
그저 조금 더 다양한 일을 경험하는 시간이었기에
아주 나쁘다고 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미안해하며 부탁하다가 나중에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기도 했다.
업무 외 지원을 하면서도 본업인 디자인 업무의 일정은
차질이 없어야 했다. 그로 인해서 야근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디자이너에게 야근은 친근한 단어가 되겠다.
요즘은 파트타임, 재택근무 등 다양한 업무 방식이 있지만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무조건 출퇴근 및 야근은 거의
필수 옵션이었다. 이런 업무방식이 처음에는 괜찮았으나
결국은 몸에 과부하가 왔고 일을 그만두고 휴식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여러 해 출퇴근을 하며 회사를 다니다 퇴사 후 재택근무로
디자인 작업을 할 때만큼은 완벽히 분업화되어서 디자인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재택근무가 무조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잡무에 치이는 시간 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었고 좋았다.
내가 다녔던 작은 회사들은 현실적으로 디자이너에게 본업인 디자인 업무만 시키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제한된 인력으로 많은 일들을 해내야 하는 조건이기에 직원들은 인력충원을 요청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막상 채용이 되어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대한 방법은 되지 못했다. 물론 내가 겪은 일로 일반화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보지 않은 곳에서는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한 디자이너도 많을 것이다.
나는 이 경험들이 긍정의 시간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 가능하다면 디자인 업무에만 집중하는 환경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하 회사 잡무에 관한 넋두리가 되겠다.
<사진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