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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Sep 07. 2023

도시인이 쉬는 법

스콧 칸의 <레스팅 바이더 스트림>

안국 전철역에서 내린다

골목길을 누벼

아트센터를 찾아간다


스콧 칸의 그림 앞에 선다


강가의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로 기어든다


동물처럼 아무것도 걸치지  

대자(大字)로 눕는다


구름을 좇고

나뭇잎 향기를 맡고

시냇물 소리를 듣는다


공기는 부드럽고 세상은 조용

시간은 멈춘다


미동도 않는 나무토막이 된다


1년을 지내본다


제 된 거 같아 기어 나온다

5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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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서울 키아프 - 프리즈 행사기간이라고 떠들썩한데 광활한 코엑스 전시장을 누비는 것은 체력이 안되어, 북촌의 두 곳 화랑에 보았습니다. 스콧 칸(Scott Kahn)은 몇 년 전부터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한 미국의 화가, 판화가입니다. 칠십 세가 넘어서 작품이 알려지며 수십 억대 경매 기록을 세우는 중인데, 글로벌 경매회사 필립스가 올 가을 홍콩에서 열리는 '20세기 & 동시대 미술경매'에 나오는 작품들을 송원아트센터에서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Resting by the Stream> 36x36 in, 1985                <Pas de Deux> 32x36 in, 1986 oil on linen b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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