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이렇게 그려 놓으시다니
제목의 지분은 반(半)인데
화폭은 삼분의 일 뿐이로군요
구부정한 어깨에
해괴한 표정
사람들이
비겁하고 열등한 존재로 알겠어요
존 밀턴을 선두로
허다한 문인, 철학자가
제 편입니다
영원의 궁전을 여는 황금 열쇠
흥미로운 모험
마지막 성장의 기회
많은 열매를 맺는 밀알이니
힘차고 당당한 모습으로 그려주세요
노고로부터의 휴식
꿀잠보다 더 완벽한 안식이
전문이므로
어두운 채색은 밝게
딱딱한 형태는 부드럽게 변해야 합니다
비밀과 간계로부터 베일을 벗기는
정직함
공평함의
제 별명에 어울리는
진중한 신사의 모습도 좋겠지요?
마지막 마무리는
돌아오지 않는 파도
사라지는 한 조각구름 스케치로
신비하고 자유로운 아우라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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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비엔나 레오폴트 미술관에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이 퍽 많았는데, 그의 스튜디오를 재현해 놓은 방에 사람의 해골 입상(立像)이 서 있어서 -마치 해부학 교실처럼- 작가의 치열한 탐구 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death and life> 캔버스에 유채, 178x198, 빈 레오폴트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