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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며 시를 읊다 I
09화
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그림
by
램즈이어
Sep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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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레이스 숄과 리본 장식의
어두운 단색 의상은
톨스토이 패션이로군요
안나 카레니나가
소설의 첫 무도회에서
연보랏빛 드레스를 입을 필요가 없었듯
단순하고 자연스럽고 화려하며
쾌활하고 생동하는 그녀에게
옷이란 액자 역할만 해도 충분하니까
예브게니가 놓친
타치아나의 모습일까요?
차갑지도 수다스럽지도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틀어 발견되지 않는 것…
그것은 바로 vulgar (천박함)
아침 빛같이 뚜렷하고
달 같이 아름답고
기치를 벌인 군대 같이 엄위한
솔로몬의 여자?
발랄함과 싱그러움
광활한 기상, 호탕한 풍채
예사롭지 않더니
아메리카 식민지 국무장관의 아내셨군요
훗날 신대륙에서 태어났다면
할리우드
여배우
유명 정치인
혹은 스포츠 스타가 되셨겠습니다
입소문
무성하며
눈 높은
고야의 주인공답게
내셔널 갤러리 명화 100선
표지 모델 되었으나
당신의
진솔한 염원은
그저
200년이 흐른 후에도
슬픔과 미소 살짝 어린 눈빛으로
동방의 시민과 교감하는
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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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10월 9일까지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열리는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 다녀왔습니다.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그런지 초창기보다 예약하기가 쉬웠는데. 어떤 사람은 겨우 52점이 왔다고 투덜거렸으나…. 저는 이 작품들 마저도 소화하기가 버거웠습니다.
프란시스코 데 고야 <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 1805, 캔버스에 유화, 82x54.6, 내셔널 갤러리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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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며 시를 읊다 I
07
이의 제기
08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09
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
10
도망치는 비너스
11
당신의 미소
명화를 보며 시를 읊다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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