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1일의 이야기 (2023.05.30.)
드디어 한 건이 잡혔다. 면접이 잡혔다는 건 5월 27일에 들었으니 D+78일 만의 이야기였다.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보자. 지난번 일기 이후로 나는 정말 마음을 많이 비웠다. 고민 세 가지 중 이 것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도와주려고 해도 남편에겐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진짜 마음을 비웠다. 어느 곳 하냐 못 붙을까? 내 개인적인 일에나 집중하자였다.
시간이 답인 것일까 과연? 지난주 토요일에 남편에게서 카톡이 왔다. 한 회사에서 화요일에 면접이 가능하냐는 연락이었다. 가능하다는 답변까지 캡처해서 나에게 보내줬다. 분명 일요일까지 서류 모집이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빨리 토요일에 연락이 온 거면 급한 건가 싶다가도 정말 기쁘다가도 너무 큰 기대는 안 하기로 했다. 일희일비는 그만.
어제 여행 갔다가 서울 와서 같이 저녁 먹고 침대에 누워서는 물어봤다. "안 떨려?" 했더니 "응. 안 떨려"라고 답했다. 내가 면접 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린 것인지. 취준생활 때 연애할 때는 면접이 잡혀도 같이 있지 않으니 알아서 준비하는 줄 알았는데 계속 핸드폰만 하고 소파에 누워있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나는 A4용지에 적어두고 달달달달 외웠던 것 같은데 경력면접은 또 다른 걸까?
방금 면접이 끝났다고 연락이 왔다. 느낌은 좋다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그다음 일기에는 부디 좋은 소식으로 돌아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