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9일의 이야기 (2023.06.07.)
면접을 본 지 일주일이 지났으니,, 좋은 소식은 없겠다고 하겠다. 너무 기대를 한 것일까? 느낌은 좋았다고 했는데 하루하루 기다리다 보니 아니려나.. 싶었다. 떨어졌으면 떨어졌다고 연락이라도 주지. 괜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게 참 다시 한번 취준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진 않았다. 정말 좋은 조건의 회사였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내가 다 문자로 떨어진 게 맞는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면접을 보러 가는 날만 해도 기분이 되게 좋았다. 하지만, 점점 소식이 없자 내 마음은 또 파도처럼 휘몰아친다. 밖에서 외식을 하자는 말에 "합격 소식을 서프라이즈로 전해주려는 걸까?"라는 상상을 했더랬다... 하하 생활비 시기가 오는데 3개월이란 시간은 부족했던 걸까?
엄마랑 통화하는데 소식을 물어보는데 괜히 짜증을 냈다. 아, 짜증 섞인 푸념이었다. "다투기도 했었고 싸우기도 했었는데 엄마~ 본인이 제일 힘들겠지. 그리고 내가 닦달한다고 되겠어? 뭐 어디든 하나 되겠지. 그냥 나도 기다리는 중. 신경 써봤자 나만 스트레스야." 엄마도 "그럴 것 같긴 하다."라고 하면서 "나라에서 돈을 주지 않냐."라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가 실업급여를 말하는 것 같길래 "그거 자발적 퇴사라서 안 나와"라고 했다. '
엄마는 큰일 났다며 그럼 얼른 직장 구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데 순간 또 흔들렸다. 지난주 토요일 오전에 집들이 준비하면서 참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친구들이 물어볼 때 "쉬고 있다고"하는 대답이 언제쯤 갈지 나 혼자 스스로 생각도 해보고... 3개월까지 기다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89일이고 곧 100일을 맞이한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에서 충당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월별로 누적되면 꽤 큰돈이다.
괜히 나 스스로도 소비를 줄이게 된다. 음음~ 현재는 독감에 걸려서 머리도 헤롱하고 내 일로도 바쁘지만, 3개월이라는 숫자가 참 마음을 간사하게 만든다. 결혼기념일에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까봐 무섭다. 돌이켜봤을 때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기억될 만큼 추억을 많이 쌓아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1% 정도는 늘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