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머니와 연을 끊게 된 이유는
어머니의 잘못된 생각과 이기심 때문이었다.
솔직히 사람이라면 그 대상이 누가 되었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미안한 마음 정도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머니는 과거에 내게 했던 행동들에 대해
단 하나의 미안함도 없으셨다.
어머니는 항상 자기 합리화하기 바쁘시며
"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니"
"너네 아빠랑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는데"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해선 그저 가볍게만 생각하셨다.
어렸을 적 심한 우울증을 겪었었다고 말하는 내게
네가 뭘 힘들어서 우울증을 겪냐며
힘든 걸로 따지면 자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나의 과거는 아무런 일이 아닌 듯 답하셨다.
나는 어머니와 연을 끊겠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어머니를 최대한 이해해 보려 노력했었는데
어머니는 내가 과거에 대해 어렵게 이야기를 꺼낸 순간에도
항상 외면하기 바쁘셨다.
그래도 어머니는 이혼 후 왕래도 거의 없으셨고,
이제는 어머니의 폭력에도 이겨낼 나이가 됐으니
그냥 이대로 지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건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내가 반지하에 살게 된 까닭도
출장일이 잦은 아버지가 이사문제 집문제 관련해서는 어머니에게 맡기곤 했었는데
자가 신축빌라에서 전세 다세대 주택으로
전세 다세대 주택에서 월세 반지하로
어머니는 내가 어떻게 사는지는 관심도 없는지
집을 항상 안 좋게 옮겨가며 집값에 대한 차액은
항상 어머니가 챙겼었다.
그리곤 그 차액으로 어머니는 자신의 남자친구 차를 바꿔줬다.
사춘기 시절의 나는 점점 안 좋아지는 가정형편에
자존감도 많이 낮아진 상태로 지냈었는데
어머니는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으셨다.
그래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 보다 자신이 더 중요하고,
자기가 만나고 있는 남자가 중요한
그러니 딸이 아파 입원을 했을 때도
병문안 한번 온 적 없으니까
다른 사람 간병은 누구보다 잘하면서
딸이 아플 때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던 사람이니까
그러니 내가 아파하고 있을 때
그런 행동을 했던 게 아닐까..?
나는 갑상선 수술 전에 발목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수술 후 병실에 올라오니 어머니에게 전화가 와있었는데
그래도 딸이 수술을 했으니 걱정돼서 전화하셨구나 싶었었다.
그 전화가 내게 큰 상처가 될 줄 모르고..
내가 전화를 다시 걸자 어머니는
몸은 괜찮냐는 말은커녕 자기 남자친구랑 싸웠으니
네가 전화해서 상황 좀 살펴보라고 하셨다.
방금 수술이 끝나 이제 막 병실에 올라왔는데
병문안 까지는 안 바래도..
백번 양보해서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어도..
적어도 사람이라면 엄마라면
수술 후 아파하는 사람에게
남자친구랑 싸웠다고 하소연하며
전화해 보라고 시키는 짓은 안 할 것 같은데
이 순간 나는 어머니에게 남아있던 정 마저 다 떨어졌다.
어머니는 언제나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싶어 역겹고 화가 났다.
"엄마는 방금 수술한 사람한테 괜찮냐는 말도 없어?"
"엄마는 지금 내 상태보다 남자친구가 더 중요한 거야?"
"엄마는 지금 이 상황이 말이 된다 생각해?"
"내가 어느 정도까지 엄마한테 실망해야 그만하는 거야?"
"왜 엄마는 염치도 없고 미안함도 없어?"
"엄마는 나한테 미안한 적은 있긴 해?"
"이럴 거면 나 엄마 안 보고 연락 끊고 살고 싶어.."
어머니에게 그동안 쌓아놨던 울분을 다 토해냈을 때
어머니는 내게 이렇게 답하셨다.
"아픈 게 유세냐 멀쩡히 살아있으니 전화받는 거 아니냐"
"남자 친구랑 싸웠다는데 전화 한 통 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너는 누구 닮았길래 성격이 그 모양이냐"
"과거 이야기하면 스트레스받으니까 그만 이야기해라"
"연 끊겠다 하면 내가 눈 하나 깜빡할 것 같냐"
"나도 너 같은 딸 필요 없으니 연 끊고 살자"
어머니는 오히려 나보다 더 당당하게 내게 연을 끊자 말했다.
그리고 그 이후 당연하게도 어머니에겐 연락 한통 없었고,
나 또한 어머니를 내 인생에서 지웠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내 욕을 하시며
어머니는 나와 연을 끊게 된 이유에 대해
병문안도 안 왔다고 지랄한다고 그래서 연을 끊었다고
자신이 내게 했던 모든 나쁜 말과 행동은 뒤로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말하며 나를 비난하기 바빴다.
그래 평생을 그렇게 자신의 잘못도 제대로 인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니
오히려 불쌍한 인생 아닌가
연도 끊었는데 이제는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
그 소문에 기분 나쁜 감정 또한 없었다.
앞으론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나는 나대로 그렇게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