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나는 '당연함'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익숙함'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가까운 사이에도 최소한의 예의는 필요하고,
오히려 더 조심할 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그 사람이 소중할수록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을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가
소중한 관계일수록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다.
나는 인간관계나 가족관계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자식이 부모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익숙함에 속아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못하는 모습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을 텐데
상대방에게 쉽게 짜증 내고 화내고
아무리 부모여도 상처고 자식이어도 상처인 것을
부모님에게 나는 늘 '당연한'존재였다.
자신들이 낳아줬으니
그냥 막대해도 상관없는 그런 존재
부모님은 나를 욕하고 때리고 하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서
일말의 죄책감조차 없으셨고
내가 아프든 말든 신경조차 안 쓰셨고
밥은 먹었는지 뭐 했는지 나에 대해 하나도
궁금해하지 않으셨다.
부모님과의 나의 관계가 잘못됐다는 걸
부모님은 익숙함에 속아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셨다.
"내가 낳아줬는데 너한테 스트레스 푸는 게 어때서?"
"부모가 자식 좀 때릴 수도 있지"
"내가 너한테 왜 사과를 해야 해?"
부모님은 여태까지 내게 행했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에 대해
한 번도 사과하신 적이 없으셨다.
내가 부모고 너는 자식이니까
내가 무슨 짓을 하던 너는 용인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
자식이 속이 곪아 터져 있는데도
끝까지 자신들만 생각하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들
내가 부모님의 행동에 기분 나쁨을 표현하는 순간
나는 부모님에게 성격 더럽고 못된 딸이 되는 건 기본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왜 기분이 나쁜지 왜 화를 내는지 조차
생각하려 하지 않고
그냥 성격이 더러운 X이네 하며 오히려 더 화를 내시며
나를 이상한 사람 만들기 바쁘셨다.
부모는 괜찮고 나는 하면 안 될 행동이었다.
과연 이 관계를 가족이라 부를 수 있을까?
미안하다 그 한마디를 못해서
아니 자식에게 굳이 미안함을 가질 필요가 있냐는
그 이기적이고 못된 생각 때문에
자신들이 잘못했는데도 뻔뻔하게 오히려 화를 내고
잘못들을 내 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건
정말 부모라서 당연한 행동인 걸까?
나는 부모님에게 당연한 존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차라리 나를 불편해했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내게 기본적인 예의라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겐 이 모든 바람조차 소용없는 꿈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