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내가 기억하는 항저우는 베이징, 상하이와는 다른 느낌의 도시였다. 그랬던 항저우는 그동안 눈부시게 경제 발전이 이뤄져 있었고 Alibaba라는 글로벌 e-commerce업체의 본고장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목전에 둔 그곳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15년 전 항저우는 베이징, 상하이 보다는 비교적 대기오염도 적었고 깨끗한 거리, 서호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짙푸른 버드나무, 이른 아침의 싱그러운 물안개가 인상적인 곳으로 기억된다.
이번에 다시 찾은 서호,이른 새벽 주변 곳곳에서는 예전처럼 태극무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하얏트호텔, 뒤편으로 명품 매장이 즐비했다. 경제발전 속도만큼 명품 매장도 늘어난 듯했다.
그곳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옷맵시가 예전과 사뭇 달랐다.훨씬 얼굴이 여유로워 보였다. 또한 옷 스타일링이 많이 세련되졌다.물론 가끔씩 상반신 노출을 하는 남성들은 곳곳에 있었다. 초여름의 그곳은 덥고 습하기에 그것만큼은 여전히 참기 힘들었나 보다.
오랜만에 방문한 중국, 확실하게 달라진 게 거리에서 눈에 띈다.확연하게 자동차 매연이 줄었다. 예전에는 거리에 오토바이가 많았고, 내연기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거리에 가득했었는데, 이번에는 매연을 내뿜는 차는 찾기 어려웠다.
대신 거리에는 전기자동차가 가득하다. 역시 말로만 듣던 중국 자국 브랜드가 주류고,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등 외산 전기차들도 상당수 보인다.(아쉽다. 국산 자동차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끔씩 가솔린 모델 아반떼 택시만 보인다.)
나 역시 이번 중국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중국을 대표하는 이차전지 제조/설비 제작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직접 생산 현장을 방문해 보니 장난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주 고객이 Tesla 등 글로벌 전기자동차 및 자동차배터리 제조업체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기업들이 즐비하다.
내가 중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지도 8년이 지났다. 그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그 순식간에 세상은 '놀랍다'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변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