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000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필리핀 어학연수
70년대 후반 학번으로 캠퍼스커플이었다. 그때 두 분은 '다른 나라의 20대 청춘들은 어떤 꿈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직접 듣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래서, 두 분은 해외여행을 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당시 남자 친구(현 남편)는 시간 나는 대로 건설현장 막일을 하면서 한 푼 두 푼 열심히 모았다고 한다. 결국 여자 친구를 포함한 모든 경비를 마련하고 그 길로 세계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이하 내용은 너무 길어서 생략)
그때 솔직히, 고생하며 악착 같이 모은 돈, 의미 없이 다 써버리는 거 아닌가 두렵고 불안했다.
한국에서 온 동갑내기 K는 진짜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상태에서 왔다. 도착 다음 날부터 이 친구는 두꺼운 한-영 사전을 들고, 현지 마켓이나 쇼핑몰을 혼자 겁도 없이 돌아다녔다. 본인이 직접 물건을 사면서 영어로 말하려는 기회를 늘려볼 참이었던 것. 소통이 안될 때 그 친구는 단어를 찾아서 현지인들에게 사전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발음을 집중해서 듣고, 그들이 이해하고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을 보면서 영어를 배워나갔다. 그렇게 3개월가량을 하더니, 그때부터는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그렇게 그 친구는 현지에서 대학까지 마쳤다. 그러던 어느 날 자취하던 아파트 옆 방에서 낯선 여인(?)의 비명소리에 놀라 달려가보니 일본인 여학생 자취방에 강도가 들었던 것,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은 무서울 게 없었다. 보자마자 그 강도를 제압. 결과적으로 그 친구는 그 일본 여학생과 연인으로 발전, 그 둘은 미국으로 함께 다시 유학길에 오르고, 결혼에 골인 결국 성공한 치과의사가 되어 한-미-일을 오가며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