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아래 Apr 07. 2023

시즈오카로 가는 길

일본 출장이 아닌 여행으로 머무르고 싶다

하루동안 구마모토에서 국내선으로 오사카로 이동, 오사카-나라를 거치는 동안 3번의 공식회의를 마치고 다음날 일정을 위해 교토로 이동해 하루를 마감했다. 이미 정신과 육체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


눈이 저절로 감긴다.

지친 몸 뚱아리를 침대에 올려놓고 큰 대자로 뻗고 눈을 뜨니 아침이다. 서둘러 교토역으로 이동, 신칸센에 몸을 실었다. 신칸센을 탈 때 즐거움 중에 하나인 일명 다양한 종류의 '에끼 벤(철도역 도시락)'을 먹으며 돈도 절약하고 시간도 아낀다.


교토에서 시즈오카로 가는 히카리 고속열차에서 식후 커피 한 잔잔을 즐기는 동안 멀리 후지산의 멋진 풍광을 기대했으나 날씨가 흐려서 후지산의 웅장함은 다음 기회로 넘겼다.


시즈오카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시간도 없이 미팅이다. 미팅도 별 이견없이 마무리, 파트너 측 과장이 오찬을 대접해 준다. 그런데 그는 이미 서울에서 3년 정도 생활했던 분. 그래서 오래전부터 자주 만나 잘 알고 지내는 관계. 얼마 전에 과장으로 승진해서 이 자리에서 나를 진심으로 반겨준다. 업무를 함께해야 하는 나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다.


그분이 준비한 오찬은 시즈오카를 대표하는 후지산도시락(이름은 모르겠음). 원추형 반합에 초밥, 튀김, 볶음밥이 차례대로 쌓여 나온다. 마치 후지산을 뒤집어 놓은 형상이다. 같이 나온 무 소스마저도 후지산처럼 겼다. 그들의 세심함과 아기자기함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다.


식사 후, 5월에 있을 행사현장을 그들과 함께 들러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시즈오카 일정(3시간)을 마무리하고 소화도 안된 상태에서 도쿄행 신칸센에 몸을 싣는다.


일정을 내가 짰지만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어쩌겠나 시간이 없으니...... 미로 같은 도쿄역을 빠져나와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미팅이 하나 더 남았다.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겨우 약속 시간에 맞췄다.


여기서는 K-pop전도사가 됐다.

케이팝에 관심 많은 그들이 5월 행사를 위해 아낌없는 의견을 준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들이 더 진지하게 우리 일을 걱정해 준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롯폰기에서 유명한 우동집 '츠루동탕'에서 니꾸(소고기)우동으로 늦은 저녁을 때우며, 그 진한 국물로 공허함과 지친 육체의 피로를 날린다.

부들부들한 면발과 진한 육수가 일품인 소고기 우동



이전 15화 4년 만에 다시 일본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