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장 속의 개들

by nEvergreen

한쪽 문이 열린 작은 트레일러 안에 개 세 마리가 좁은 철장 속에 갇혀 있었다. 짐작이 드는 것이 곧 잡혀 먹힐 아이들이었다. 눈에 초점이 없이, 결국 하는 일이라고는 아니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비좁고 역겨운 환경 속에서 사람 냄새만을 기다리며 하루 종일을 허비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게 얼마였던지 모를 세월을 보냈던 아이들. 가끔 그 주인이라는 것이 제 때 주었을는지도 모를 끼니 시간 말고는.


세상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나 사실 펫토이드들이 대세인 까닭에 많은 애완동물들이 유기되고 있으며, 집 없는 개와 고양이들이 수거차량에 수거되어 바로 안락사 처리된다. 동물보호소 같은데 데려 갖다 놔도, 다시 입양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것은 다행인 경우고 실제로 암암리에 도살되거나, 이렇게 몰래 불법으로 고기가 되어 버리고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옛날 그런 고기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나이 든 사람들이나 또한 보양이라는 구실로 맛과 건강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몰래 공급되고 있다. 이것이 암암리에 존재하는 이유는 고기들 값이 싸지 않다는 것이다. 값이 비싸다는 것은 공급이 많지 않다는 것이며, 공급자들은 그것으로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 주로 외진 시골은 이러한 불법과 혐오의 행위에 좋은 피난처와 공급처가 되고 있었다.


민호가 다가가자 반기는 듯 꼬리 치며 코를 킁킁거리듯 씰룩이며 초점 잃은 눈동자를 향방 없이 굴리고 있었다. 그 눈들은 소망 없는 기대감과 감정 없는 본능적 반김을 품고 있었다.


바로 신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을 봐서는 급한 용무가 있어서 잠시 주인이 자리를 뜬 것 같았고 곧 돌아올 것 같았다. 지금 바로 신고해 봤자, 트레일러가 연결된 차량 번호판이 띄어진 트럭을 몰고 떠날 것이다.

민호는 분명 애처로움과 안타까움을 강하게 느낀 후에 무슨 용기에서인지 허술한 빗장을 풀었다. 개 주인이 볼까 봐 긴장되고 손이 떨렸으나, 무엇인가 정말 대단한 뭔가가 마음속에서 응원하는 것 같았다.


개들이 철문을 나오며 민호에게 달려들었다. 핥고 뛰어오르고. 민호는 난감했다.

‘어서 어디로든지 가라’.

실현성 없는 기대감으로 개들에게 팔을 연신 허공에 휘저으며,

“저리 가, 어서 도망가”를 자신과 아이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만 말하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났다.




개주인인 것 같았다. 민호는 반사적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개들 중 두 마리가 그 개주인에 꼬리 치며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도 주인이라고…


한 마리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문을 열어주자마자 냉큼 도망갔으니까.


그때 그 개철장에서 조금 떨어진 건물 쪽에서 끙끙 소리가 났다. 개주인은 무언가 그 개의 이름을 부르며 그쪽으로 뛰쳐나갔다. 민호는 멀리서 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 개와 한 여자가 같이 있었다.


송이는 조금 전 상황을 우연히 다 목격하고 말았다. 한 남자가 개장에서 개들을 풀어주고 개주인에게 쫓기는 것까지. 그리고 그중 한 개가 자기한테 다가와 끙끙거리는 것. 그리고 그 주인이 소리치며 그 남자대신 자기 한 테로 향하고 있다는 것.


그녀는 순간 이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임을 깨 달았다. 저 남자와 이 불쌍한 개를 위해서라도.

‘이 개는 분명 나를 따라올 것이다’.

그녀는 주인을 속이기 위해 개가 무서운 척,

“저리 가! 저리 가!”를 외치며 뒤로 돌아 달렸다.

복잡한 건물들 사이로 뭔가를 뛰어넘고, 어디 좁은 틈인가를 비집고 들어갔고…

있는 힘을 다해 달렸고, 주인이 시야에서 사라진 순간에도 개는 송이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어느 정도 안심을 하며 달리 던 중 주위를 살피니 이제 그 개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무척 멀리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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