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어린 사내아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 아이가 몇 발자국 앞에서 서더니 공손히 인사를 하며,
“엄마, 고마웠습니다.”
‘나한테 엄마라고...?’
“저를 사랑해 주시고, 따뜻하게 돌보아 주시고… 물을 주실 때도 수돗물의 찬물이 아닌 제가 좋아한다고 꼭 미지근한 물을 받아 주셨지요. 그리고 항상 이른 아침에 제가 보통 때보다 일찍 보채도 꼭 마실 물과 먹을 것을 챙겨 주신 후 피곤 하신데도 출근 전에 제가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이 불쌍해서 놀아 주신 것도 기억합니다.”
“항상 이쁘다고 말씀해 주시고 저를 높이 들어 세상 높은 곳에서 엄마와 엄마와 제가 함께 하는 세상과 삶의 자리를 볼 수 있게 해 주신 것도 좋았습니다. 졸릴 때, 엄마의 가슴 품에 안기어 자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평안한 잠자리였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엄마를 다시 만날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이야!” 자신도 모르게 순간 송이의 입에서는 그 아이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그 아이가 다소 곳이 걸어와 송이의 품에 안기었다. 송이를 올려다보는 그 눈에는, 생전에 보여왔던 그 유난히 초롱초롱한 맑은 눈에 기쁨과 감사의 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조이가 항상 그랬듯이.
…꿈이었다. 악몽이 아닌 그렇다고 기쁜 꿈도 아닌. 송이의 이불은 그녀의 눈물과 우는 소리를 다 담기에는 너무 작았고 약했다. 빠르고, 애절하게 적시고 공기 중으로 뛰쳐나가는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