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관찰일기 2
엄친아:능력이나 외모, 성격, 집안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한 남자를 빗대어 이르는 말. ‘엄마 친구 아들’이 준 말로, 부모가 자식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 때 으레 친구의 자식을 언급하는 데에서 유래하였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이 글에서의 엄친아: 부러움의 엄친아가 아닌 이 집 옆집 뒷집의 일반적인 엄마친구아들의 준 말.
엄친아의 방학생활
새벽 1-2시에 취침을 하고
점심 11-12시에 기상을 하며
따뜻한 밥상은 다 식은 후에 먹는다.
한마디 하려다 국을 데운다.
공부는 학원가서만 하고
집에선 과제만 하며
독서는 독서록을 위해서만 읽는다.
한마디 하려다 방문을 닫는다.
친구들 약속은 운동으로 잡고
농구공을 갖고 나가서는 야구를 하고
글러브를 갖고 나가서는 축구를 하며
춥다는 이유로 PC방에 입문한다.
한마디 하려다 용돈을 송금한다.
시끄럽게 게임하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유튜브를 보면서 게임을 하며
게임을 하면서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다.
한마디 하려다 충전기를 건네준다.
달력을 보며 손꼽아 개학날을 기다리다
답답한 마음에 이 집 옆 집 뒷집에 물어보면
신기하게 엄친아의 방학생활은 과제인 듯 동일하다.
한마디를 하려다 마음의 지옥문을 여느 니
방문을 닫으며 마음의 꽃밭에 심호흡을 내뿜고
물을 준다.
일상의 엄친아는 속 터지는 일이 과반이다. 풍문으로 들리는 엄친아는 1/10에 발견되는 경이로움이다.
그 경이로움에 탐복한 얘기만 전해지는 것이다.
우리 집에도 탐복하는 일과 속 터지는 일이 매일 반복되는 엄마친구아들-엄친아가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