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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Dec 19. 2023

홍가리비찜으로 가족 단결

소소한 오늘의 밥상


   엄마가 언니네 집에서 두 달을 지내시다가 이번주말에 집으로 오신다는 전화가 왔다. 추석 때 보고 두 달 만이라  반가운 마음에 식사 메뉴를 검색해 보았다. 우리 가족은 모여서 식사하는 걸 좋아한다. 자매들 간의 지지고 볶고 다툼이 자주 있기도 하지만 모여서  밥을 먹을 때면 막역한 자매 사이가 된다. 식구로 20년을 한집에서  투덕거리며 끼니를 같이했으니 정이 깊을 수밖에 없다.

  팔순이 넘어 점점 연로해지는 엄마의 치아 컨디션을 고려하여  말랑한 음식으로 서칭을 하다가 홍가리비를 발견했다. 몇 해 전 남해로 여행 갔던 지인이 현지에서 보내왔는데, 형형색의 예쁜 색이 눈을 사로잡았고 제철 맞은 달짝지근한 가리비 맛이 어찌나 맛있던지 엄마와 우리는 말도 없이 게 눈 감추듯 먹었다.


  홍가리비는 남해 고성에서 재배하며 10월부터 2월까지가 재철이. 껍질색은 붉은빛과 주황색이 나고 식감은 쫄깃쫄깃하면서 달큼한 맛이 끝내준다.

  여기저기 서칭하다 자주 가는 몰에서 주문했다. 요즘 모든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데 아직은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기에 마음 놓고 넉넉하게 8kg을 주문했다. 1kg에 대략 25개 정도로 한 명이 먹기에 좋으며, 조개 크기가 6cm가량이고 관자는 2cm로 알이 통통하여 식감이 좋고 달큼한 맛이 난다. 홍가리비의 활용메뉴로는 조개탕, 칼국수, 치즈구이, 버터구이, 파스타 등등이 있다.

나의 요리는 "Simple is the best"

홍가리비는 11월에 달큼한 맛이 최고조로 살아 있어서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가리비찜이 최고다.




홍가리비


    홍가리비손질은 소금물에 1시간 정도 담갔다가 주방용 솔로 깨끗하게 닦은 후 3번 정도 헹구어 준다. 판매하는 몰에서 고압세척해서 보냈다고 하지만, 깨끗하게 닦아주면 찜 쪘던 국물로 요리 육수를 사용하기에 좋다. 홍가리비 찜을 할 때 자박하게 물을 붓고 조개입이 위로 보이게 쌓아준다. 그리고 레몬 1개와 청하를 1컵 부어주면 잡내 없이 먹기에 좋다.


   양푼 3개에  나누어 푸짐하게 담아 왔다. 홍가리비를 먹을 때 즐기는 재미로 껍질에 초고장과 간장 고추냉이를 담으면 모양이 귀엽다. 살짝 초고추장을 찍어서 먹으니 입에서 녹는다.  가끔 맛있는 걸 먹을 때면 귀에서 딸랑딸랑 소리가 들린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던 우리는 어느덧 말소리가 없어지고 껍질 내려놓는 소리만 들리기 시작했다. 두 박스가 배송되어 양이 너무 많다고 투덜대던 소리는 쥐 죽은 듯 사라지고 수북했던 양푼은 껍질만 가득 남았다. 4번째 찜을 내오니 이제야 다시 대화가 시작되었다.


  맛있게 드시는 엄마를 보니 즐겁다. 내가 부모가 되어 보니 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자식의 입장으로 부모님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또한 흐뭇하다. 주름으로 푹 페인 엄마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어릴 적 밥상을 책임지던 엄마가 편하게 밥상을 받으니 차리는 내 손이 행복하다. 홍가리비찜으로 가족이 대동 단결한 소소한 밥상은 내년에도 계속되길 바란다.


홍가리비 소개 

홍가리비는 바다에서 서식하는 조개류 중 하나로, 껍질이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홍가리비는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찜 요리에 사용된다. 홍가리비는 풍부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어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홍가리비의 특징  

색상: 홍가리비의 껍데기는 보통 붉은색 또는 붉은 주황색을 띤다.

크기: 크기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손바닥 크기만 하다.

맛: 홍가리비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바다의 풍미가 잘 느껴진다.

질감: 살이 부드럽고 촉촉하여 식감이 좋다.

홍가리비의 영양소  

홍가리비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다.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면역력 강화 및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도 함유되어 있어 심혈관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요리 시 주의사항  

홍가리비를 요리하기 전에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특히 모래나 이물질이 없도록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질 수 있으므로, 적당한 시간 동안 익히는 것이 좋다.

홍가리비를 이용한 요리, 특히 홍가리비찜은 홍가리비의 신선한 맛과 풍미를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간단한 양념과 함께 찍어 먹으면 맛있는 요리가 완성된다.



아주 간단한 홍가리비찜 레시피 소개

1. 홍가리비는 넓은 그릇에 굵은소금 1스푼 풀어 넣고, 자박하게 물을 붓고 1시간 정도 해감한다.

2. 해감한 가리비는 두꺼운 주방솔로 껍질을 박박 문질러서 이물질을 씻어 준다. 생각보다 많은 이물질로 3-4번은 깨끗한 물로 헹구어 주는 것을 추천한다.

3. 깨끗하게 씻은 홍가리비를 냄비에 위로 향하게 차곡차곡 포갠다.

4. 청주는 소주컵으로 한 컵, 레몬 한조을 넣고 강불에서 10분 찜을 한다.

5. 가리비가 입을 열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로 5분간 뜸을 들인다.

6. 넓은 접시에 맛있게 담아낸다.

7. 그냥 먹어도 달큼한 맛이 좋지만,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이 좋다.

8. 곁들이는 술로 살짝 스위트한 별빛 청하 추천.

9. 깨끗하게 씻은 홍가리비에 찜하고 남은 국물은 식힌 후 윗 국물만 걸러서 찌개 요리 베이스로 활용하면 아주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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