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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Jan 14. 2024

방문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사춘기 관찰일기

밥 먹을 때도 말이 없던 아이가

방 안에서 2시간째

깔깔거리고 웃고 있다.


나 저 아이의 웃음소리 들어 본 적

언제인가

해맑게 웃어젖히는 저 소리에

내 마음 꼬여든다.


아........

바짓가락 부여잡고

껌딱지가 되어 화장실도 따라붙던

꼬맹이는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하트 뿅뿅 나만 바라보던

그 맑던 눈망울은

휴대폰으로 흘러갔고

모니터를 향해 하트를 쏘아댄다.


엘사보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쁘다던

탕후루 보다 더 달달한

입발림은 이제 끝난것인가.


2시간 하고도 10분!

방문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크게 나온 한숨은 거실맴돌고

주섬 주섬 열린 귀를 거둬들인다.


멍하니

벽에 걸려 있는 사진 속

지난날을 바라본다.

품에 안겨 세상 행복하게

웃어젖히는 아이는 그곳에 있다.


아이 옆에 속없이 웃는 나에게 속삭인다.

"그 시절 그때가 좋은 때입니다. 

껌딱지 잘 붙이고 다니세요.

더 많이 안아주고 마음껏 뽀뽀하세요.

힘들다고 투덜 하는 그 시간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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