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라스 Jasmine Sep 01. 2023

Donna와 쥐포

 대학교 때  룸메이트 이름이 다나였어요.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중국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을 하고 또 다른 곳에서도 일을 해서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저녁에는 일을 하러 갔었어요. (아래는 다나가 21살 생일 기념으로 플로리다에 함께 여행갔던 사진이에요)


머리는 금발이고 저보다 훨씬 키가 크지만 저보다 6 어린 동생이었는데 저를  많이 챙겨줬었어요. 그 당시 핑크 플로이드를 좋아하고 노래 제목에서  메리 제인이라는 고양이를 키웠어요.. 저를 자기 고향인  조지아주 Valdosta 에도 데려가고 가족들도 소개해줬죠.


제가 있던   조지아의 스테이츠 보로는 너무 작은 마을이라서 한국 마켓이 없었는데 1시간 거리의 동네에 가면 조그만 한국 마켓이 있었죠.  다나가 운전을  해서 한국 장을 보러 갔는데  마켓을 구경하는데 쥐포가 있더라고요. 얼마나 반갑던지. 제가 쥐포를 보면서 정말 맛있는 거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쥐포 찬양을 했어요. 안 되는 영어로 , 마우스는 아니다 라면서. 그렇지만 저는 가난한 유학생이었기에 쥐포를   없었죠.  그런데 다나 제가 맛있다는 쥐포를 사더라고요. 

저는 속으로

 '이 금발의 미국 친구, 정말 쥐포를 먹겠다고. 역시 동양 문화가 익숙하구나' 

했죠.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정리를 하는데 다나가  한국 마켓에서   쥐포를 꺼내서 저한테 주더라고요.  선물로 샀다는 거예요. 순간 얼마나 놀랐던지.. 그래서  너무 고맙다고 같이 구워서 먹자고 했더니 다나는 자기는 못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럼  샀냐고 했더니 제가 너무 맛있다고 얘길 해서 너무 먹고 싶어 하는  같아서 선물로 샀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순간 말을 잃고 다나를 쳐다봤어요.


자기도 넉넉지 않아서 알바를 2개나 하며 바쁜데  힘들게  돈으로 자기는 먹지도 못하는 비싼 쥐포를 사서 선물한 다나..


 친구가 몇 년 전에 아이 셋의 엄마가 돼서 텍사스에 놀러 왔었어요. Raimi, Rumi, River

이름도 너무 예쁜, 세 남매와 제 아들은 처음 만난 아이들 같지 않게 너무 잘 놀더라고요.

대학생, 대학원생으로 처음 만났던 우리가 이제 어느새 엄마가 되었고 조지아, 텍사스라는 멀리 떨어진 주에서 각자 살아가고 있지만 다음에 또 우리가 만났을 때 우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