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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라스 Jasmine Sep 08. 2023

파리와 쌍화차

5년 후 다시 온 Paris

LiCarla Bruni의 Little French Song 오프닝 곡으로 띄워드렸는데요. 어떠세요? 칼라 브루니의 목소리, 특히 French 억양이  너무 매력적이죠. 전 처음 들었을 때, 영어와 불어를 섞어서 하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지명이나 이름만 불어고 다 영어더라구요. 불어 너무 아름답죠?  


제가 며칠 전 Paris에 다녀왔어요. Paris에 간다고 하니, 누가 그러더라고요. 텍사스  Paris 가는 거냐고 말이죠. Texas에도 Paris라는 도시가 있는 거 아시죠? DKNET 방송국에서 약 2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어요. 정말 귀여운 에펠타워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1984년도에 Paris, Texas라는 이름의 Road film도 만들어졌는데 그해에 Cannes Film Festival에서 상도 받았더라구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봐야겠어요.


저는 텍사스  Paris는 아니고, 프랑스, Paris에 다녀왔는데요. 정말 딱 3일 있었어요. 에펠타워 옆에 숙소를 잡아서 에펠타워는 정말 원 없이 본 것 같아요.

그런데 파리. 정말 춥더라구요. 이미 뼛속까지 텍산이 되어버린 저희 가족에게 파리의 매몰찬 바람은 너무나 매서웠는데요. 제 고등학교 때 베프가 Paris에 살고 있어서 만날 수가 있었는데요. 이 친구랑은 이상하게 길이 엇갈려서 제가 5년 전에 파리에 갔을 때 제가 파리 도착 하루전날 한국을 방문하고, 제가 한국에 갔을 때는 그 친구는 프랑스에 다시 돌아오고 그래서 계속 엇갈리는 운명으로 못 만나다가 지난주 일요일 상봉을 했어요.


제가 그 친구가 불어를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불어를 하는데 너무 멋진 거예요. 제 아들이 불어를 하는 제 친구를 보고 너무 멋있다며 제 친구 가족과 헤어지고 호텔에 오자마자 Dulingo로 불어를 공부하더라구요.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로 불어를 했는데 불어가 너무 어렵고 싫어서 불어시간엔 제일 뒷자리에 앉아서 지금 프랑스에 살고 있는 그 친구와 장난을 치며 수업을 거의 듣지 않았어요. 그때 불어선생님이 총각이셨는데 별명이 헤어스타일 때문에 다마네기 1이었거든요. 똑같은 헤어 스타일의 한문 선생님이 다마네기2였어요. 이런 일본말 쓰면 안 되는데. 그쵸? 별명이 양파셨는데, 정확한 2대 8 가르마셨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으셨어요. 특히 불어의 R 흐 발음을 할 때 저희가 까르르 넘어갔거든요. 저는 불어선생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불어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아서 지금 기억나는 거라고는 문을 똑똑 두드릴 때 누구세요? 하는 끼엘라? 봉주르, 올흐브와가 다예요. 불어공부를 역시 싫어했던 제 친구는 자신이 프랑스 남자랑 결혼할 줄 알았을까요?

 

파리가 너무 추워서 제 친구에게 물어봤어요. 파리가 원래 이렇게 춥냐고. 그랬더니 친구가 이상 기온이라고 하더라고요. 원래 파리는 겨울에 영국처럼 계속 비가 부슬부슬 오고 스산하지만 그렇게 춥지는 않았는데 올해는 정말 신기하게도 햇빛도 쨍쨍한 대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더라구요. 제가 화요일 오전 파리에서 달라스로 출발을 했는데 그날 오후 파리에 눈소식이 있었는데 눈이 왔는지 모르겠어요.

그 친구가 오전에 뭐 하고 있냐고 문자가 왔길래 너무 추워서 몸 녹인다고 쌍화차를 먹고 있다고 더니 쌍화차 ㅋㅋ 하면서 답장이 왔더라요.


제가 원래 쌍화차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셨던 게 제가 여섯, 일곱 살쯤 막내삼촌이랑 다방에 가서 삼촌이 시켜준 쌍화차를 마셨는데 그때 계란 노른 자를 톡 터뜨려서 차를 드시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 쌍화차에도 계란을 넣었던 거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의 충격으로 제가 물에 빠진 계란을 못 먹어요. 라면에도 계란을 안 넣구요. 순두부에도 달걀이 나오면 꼭 돌려드리거든요. 달걀 프라이도 저는 노른자는 안 먹고 흰자를 떼서 먹어요. 그런데 지난주에 쌍화차를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있는 거예요. 너무 예쁜데 정도 가득한 친한 동생이 파리에 간다고 하니 거기 요즘 춥다며 쌍화차를 좀 챙겨가라며 주더라구요. 혹시나 해서 챙겨갔는데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5년 전 아들과 찍은 사진을 재현해야 한다며 에펠탑을 향해 걸어갔는데 정말이지 살을 에는 추위였어요. 5년 전엔 봄이었기에 그냥 얇은 티셔츠에 멜빵바지를 입었는데 똑같은 옷을 입고 찍어야 한다고 제가 사진 찍을 때 겉옷을 다 벗어던졌는데 사람들이 저 조그만 동양애, 열이 많나, 왜 옷을 벗어던지지 했을 거예요.

제가 선글라스를 한 개 가지고 갔는데 정말 우연히 그때 썼던 선글라스를 챙겨 갔더라구요.

사진 찍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남자 2명은 사진 찍는걸 극도로 좋아하는 저 때문에 많이 피곤해했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는데요.

그때 호텔방에서 쌍화차를 타서 마셨는데 그 맛이 정말 꿀맛이었어요.

그리고 밤에 돌아와서도 쌍화차를 마시면서 차가워진 몸을 녹였어요. 호텔방 문을 열었는데 쌍화차 향이 가득하더라구요. 이제 파리하면 쌍화차가 생각날 것 같아요.

윤오의 쌍화차 띄워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y_dRNLkTM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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