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라스 Jasmine Sep 04. 2023

엄마의 입이 떡 벌어지는 선물

엽기 엄마 이야기 1

저희 어머니는 참 독특하신 분이세요. 여장부인데 마음은 아직 소녀세요. 중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하는 날이 있었는데요. 다음날 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 

"우리 엄마가 너 엄마는 정말 소녀 같으시대."

제가 미국에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왔을 때 왜 레벨테스트를 보잖아요. 영어 작문 시험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 대해서 쓰라인데 저는 망설임 없이 엄마라고 썼어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시고 항상 배우려고 하세요. 무슨 무술대회인가 나가셔서 1등을 하셨어요. 다치셔서 깁스를 하셨는데 깁스를 하고 나가셔서 1등을 한 거예요. 


요즘은 이야기 할머니를 하셔서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가셔서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이게 정부에서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첫 이야기 할머니는 교장선생님으로 퇴직하신 분들만 뽑았었는데 교장선생님들이 좀 엄하시잖아요.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해서 2회부터는 모든 할머니에게 기회를 드렸는데 저희 어머니는 동네 친구가 나간다고 하길래 얼떨결에 따라 나가셨는데, 그 친구분은 떨어지고 어머니만 합격을 해서 본의 아니게 좀 얄미운 친구 캐릭터가 되셨죠. 경쟁률이 아마 30대 1이 넘었었나 봐요. 


저희 아버지는 워낙 머리가 좋으시고, 어머니는 노력형이신데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어머니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외우시고, 아버지는 그걸 운전하시면서 들어주시는데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먼저 외우셔서 어머니의 틀린 부분을 꼭 지적하시더라고요.


다시 중학교로 돌아가서요. 우리 어린 시절엔 가정방문이 있었잖아요. 요즘은 아마 없어졌겠죠.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께서 가정방문을 오셨었는데 어머니께서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는데요. 

여러분 그 선물이 뭐였을까요? 정말 여러분은 상상도 못 하실 거예요.

노래 듣고 와서 제가 알려드릴게요.

첫곡으로 띄웁니다.

양희은 – 엄가가 딸에게 

https://www.youtube.com/watch?v=MPzbTJN5wVc



오늘은 목요일, 래트로 감성, 추억의 노래들로 함께 할 건데요. 오프닝으로 저희 어머니 얘기를 했었죠.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께서 가정 방문을 오셨는데 어머니께서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는데,

 그게 바로 고등어예요. 반찬으로 맛있게 만들어서 반찬통에 넣어서 드린 게 아니라 정말 생 고등어를 너무 싱싱하다면서 비닐에 넣으셔서 드렸어요. 저희 어머니가 마산 출신이라 해산물이나 생선을 엄청 좋아하시거든요. 저는 생선이라면 치를 떠는지라… 저는 회랑 초밥은 먹는데 다른 생선은 거의 먹지 않아요. 그 냄새 때문에요.

그 냄새나는 생 고등어를 비닐에 넣어서 주신 어머니, 또 그걸 고맙게 받으신 선생님.. 가정방문이 끝나고 제가 선생님을 배웅해 드렸는데 선생님께서 활짝 웃으시면서, 


"어머님이 참 좋으시구나 하셨어요." 

눈이 아주 크시고 키가 조그마신 미혼의 여선생님이셨어요. 

저희 어머니 참 엽기죠? 제가 동화 제목으로 엽기할머니와 DJ의 여행기라고 아주 오래전에 지었었는데 언젠가는 쓸 수 있겠죠?


2/23/2023 <쟈스민의 기분 좋은 날 오프닝>

이전 16화 착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