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2022 토요일
다음 주 11월 4일 금요일은 참 특별한 날이에요. 제 미국 친구 Tyra Damm의 고인이 된 남편 스티브의 54번째 생일인데요. 스티브는 2009년 40세의 나이로 뇌종양을 앓다 하늘나라로 갔어요. 타이라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는데 그 당시 아들 쿠퍼가 8살, 딸 케이티가 4살이었어요. 스티브가 하늘나라로 가고 난 후 맞은 그의 41번째 생일날엔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이 모여서 41번째 생일 파티를 열었어요. 색색의 풍선에 스티브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띄워서 하늘로 날려 보냈죠. 그리고 그다음 해인 42번째 생일엔 타이라, 쿠퍼, 케이티 셋이서 초콜릿 케이크를 앞에 놓고 하늘나라로 간 남편, 아빠의 생일 축하 파티를 했는데 너무 쓸쓸하고 슬프고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고 해요. 뭘 할지도 모르겠고 너무 어색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다음 해엔 그렇게 슬프게 보내지 말자하고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43 Act of Kindness 에요. Damm 가족은 혹시 자신들만으로는 43개의 친절, 선의를 베풀지 못할 것이 걱정되어서 소셜 미디어에 알리고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스티브의 43번째 생일날, 400개가 넘는 선행, 친절이 펼쳐졌어요. 그 이후 타이라가 살고 있는 Frisco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 또는 국경을 넘어 선행들이 일어났어요. 그 후 매년 11월 4일 스티브의 생일엔 Act Of Kindness 행사가 벌어지는데 올해는 스티브의 54번째 생일날로 벌써 11년째 이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라인에서 다른 사람 커피를 사준다든지, 이웃집 앞 낙엽을 쓸어준다든지, 친구에게 카드를 보내고, 경찰서나 소방서에 쿠키를 배달하고, 기부금을 낸다든지, 크고 작은 친절함들이 일어나는 마술 같은 날이 됩니다.
저도 11년째 참가를 하고 있는데요,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뜨루 직원에게 상품권을 주거나, 친구집에 커피와 도넛을 갖다 놓거나, 상점 직원에게 상품권을 주곤 했는데요. 타이라는 매년 스티브 생일 몇 주 전쯤 페이스북에 이벤트를 열고 Damm 가족의 사연과 act of kindness에 대한 소개 글을 카드로 만들어서 참가하는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 때 그 카드를 함께 나눠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은 사진과 함께 페북이나 타이라의 블로그에 인증숏을 올리죠. 저는 다음 주 금요일 11월 4일 이번엔 또 어떤 친절한 행동으로 그 누군가에게 미소 짓는 하루가 되게 할 수 있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어요. 혼자 고민하기 아까워서 우리 쟈스민의 기분 좋은 날 애청자분들, 달코라 청취자분들과 함께 나누려고요.
제가 쟈스민의 기분 좋은 날 페이지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카드를 올려놓을게요~
이 Damm 가족의 Act of Kindness는 뉴스와 잡지에도 여러 번 소개가 됐었어요. 타이라와 쿠퍼가 인터뷰한 모습이 티브이에 나왔었는데 쿠퍼는 이제 아빠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케이티는 아빠가 아프지 않았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대요. 그렇지만 이제는 매년 아빠의 생일날 펼쳐지는 Act of kindness로 아빠를 추억하고 아름다운 선행들로 매년 아빠의 생일날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유달리 수줍음이 많은 타이라는 굿모닝 달라스 신문 작가와 프리랜서 작가였는데요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선생님 자격증 시험을 통과해서 현재는 중학교 GT 영어 선생님이에요. Best Teacher 상도 수상하기도 했고요. 이제 쿠퍼와 케이티는 어엿한 대학생,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올해에는 또 어떤 친절한 선행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는데요. 낯선 사람의 작은 친절함이 누군가의 하루를 활기차고 행복하게 할 수 있고 친절함을 베푼 사람 역시 보람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래 듣고 와서 반가운 한글 금메달 소식 알려드릴게요.
양요섭, 정은지 – Love day
* 현재로 돌아와서 덧붙이는 글
윗글은 2년 전에 방송에서 소개했던 54 Acts of Kindness인데요. 올해도 변함없이 11월 4일, Steve의 생일을 축하하며 선행을 베푸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늘 마음이 설레는 것 같아요. 어떤 낯선, 또는 친구들에게 깜짝 선물 이벤트를 할지 상상하며 설레고,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친절의 글들을 읽으며 또 설레는 날을 보냅니다.
올해는 Steve의 56번째 생일이에요. 브런치 작가님들, 독자님들도 혹시 동참을 원하신다면 선행을 베푸시고 댓글에 소개를 해주시면 제가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도 해드리고 친구 Tyra 블로그에도 소개해드릴게요. 하느님께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마 천국에서 Steve와 함께 생일 축하해 주시면서 누가 누가 선행을 베푸나 이번만큼은 자랑하라고 허락하실 것 같습니다.
웃음도 전염성이 강하지만 친절도 전염성이 독하거든요~
https://thedammspot.blogspot.com/
달라스jasmine 작가님의 글이 주일 아침을 더욱 선하고 순수한 공기로 정화시켜주시네요^^
친절은 전염섬이 강하다ㅎㅎ 독하다는 작가님의 표현이 가슴에 남습니다~~!! 기브 앤 테이크 정신과 전혀 상관없이 그저 누군가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친절을 선사하는 것! '순수한 선' 에서 비롯되겠지요^^
타이라의 남편분도 천국에서 그 선을 행하신거네요.
친절의 전염성 역시 독하네요ㅎㅎ 작가님 글 읽으니 바로 증상 발현입니다ㅋㅋ
좋은글 아름다운 글 감사해요^^
마음으로 읽어주시고 보듬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 어느새 56 Act of Kindness날이 월요일로 다가와서 또 두근 두근 어떤 선행을 베풀어야 할지 가슴이 뛰고 있어요~ 텍사스에서 멀리 한국까지 친절의 전염성이 닿았다니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행복하고 고운 하루 되세요 작가님!
여전히 따뜻한 세상입니다.
얼마전에 @단풍국 블리야 님의 글에서 pay it forward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오늘 아침 "장일순 평전"을 읽으며 바라는 거 없이 베풀어야 한다는 구절을 읽으며 또 끄덕끄덕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선행 글도 기쁨이네요.
저도 작은 일이지만 무언가 해봐야겠네요^^
감사해요^^
기억해 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그쵸? 작가님! 아무리 세상이 흉흉하고 힘들다 해도 여전히 살만한 따뜻한 곳인건 분명한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은 선행이 궁금한 토요일 밤입니다~ 훈훈한 하루되세요~
베품에서 오는 기쁨이 크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돼요. 받는 것도 기쁘지만 누군가에 선의를 베풀기 전 느끼는 설레임. 상실을 선행으로 이겨낸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위에 @발자꾹 작가님이 언급해 주셨지만 캐나다는 겨울이 되면 pay it forward를 실천하는 천사들이 내려옵니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 선행이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찾아와요. 이번 겨울에 할 선행으로 뭔가 좀 더 의미있는 일이 없을까 구상중이에요^^
캐나다가 겨울에 특히 더 아름다운 이유가 있었네요! pay it forward를 실천하는 천사가 내려오는 캐나다! 세상 추운 곳이지만 마음은 더할나위 없이 따뜻한 나라인것 같아요. 예전에 캐나다 Banff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마음씨가 좋더라구요. 선물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똑뿌러지시고 멋지신 작가님이라 의미 있는 선행이 어떤것일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꼭 알려주세요 ^^
와 너무 좋은 아이디어네요. 선한 행동이 모여서 선한 세상을 만든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저도 다른분들처럼 연말에는 작은 일이라도 의미있는 일을 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
작가님의 따뜻한 글이 제 토요일 밤을 더 훈훈하게 만들어주네요!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정말 우리 마음 따뜻한 브런치 작가님들만 계신다면 세상은 더욱더 살맛나는 선한 세상일 것 같은데 말이죠 ^^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고마운 마음 고이 접어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