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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희 Oct 10. 2023

고양이가 있는 풍경

 

세 아이들이 함께 모여 있는 장면은 보기 드는 장면인데 운좋게 찍었다.^^


 오랜만에 쉬는 날 따스한 햇살과 함께 책을 읽는 오후는 기분을 좋게 한다. 고양이들도 나른한 한낮의 여유를 즐기듯 창밖을 향해 나른하게 누워 잔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세 마리의 냥이들은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지만 각자의 편안한 모습대로 편한 자리에 누워 있다. 소심한 사랑꾼 미모는 내 옆에 살며시 와서 눕는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미니는 혼자 켓타워에서 눕거나 내 침실에 혼자 들어가 눕는다. 그래서 세 녀석들이 함께 있는 사진을 찍는 것은 무척 어렵다. 아직 아기인 축복이는 미니를 좋아해서 따라다니지만 미니는 놀자고 달려드는 축복이의 행동을 싫어하고 쫓아낸다. 그래도 축복이는 아랑곳 안고 미니 주변에 머물다가 미니가 포기하고 누우면 근처에서 누워 잔다. 고양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편안함과 고요함, 그리고 평화로움이 잔잔하게 차오른다. 어쩌면 내 영혼이 추구하는 삶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냥이들은 몸도 마음도 편안한 듯 몸을 편안하게 늘어뜨리며 곤하게 잔다. 녀석들의 모습에서 안전함과 편안함이 나의 마음에 한낮의 햇살처럼 다가온다. 어슬렁 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나 길게 늘어져 창밖을 보는 모습뿐만 아니라 개방정 떠는 모습과 뛰고 장난치며 노는 모습에서도 잔잔한 미소가 번지며 평화롭다.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포즈를 취하다가도 갑작스러운 소리에 꽁지 빠지게 달아나 숨는 모습에서는 반전의 매력이 재밌다. 때론 시크하게, 때론 요욤하게, 때론 고난위의 요가자세로 그루밍을 할 때는 녀석들의 묘한 매력에 빠져서 꼬옥 안아주고 싶고 쓰다듬어 주고 싶어 진다. 그래서 우리는 냥이들을 위해 자발적 집사가 되는가 보다.


 냥이들이 있어서 가장 좋을 때는 잠 안 오는 깊은 밤 냥이들을 품에 꼬옥 안을때 이다. 냥이들은 내 품안에서 골골골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편안한 잠 속으로 들어간다. 아침에 혹은 새벽에 눈을 뜨면 한 녀석은 내 왼쪽에, 한 녀석은 오른쪽에, 또 다른 녀석은 발 쪽에 길게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본다. 세 마리 냥이들로 이불이 좁다. 몸을 뒤척이기 힘들어도 마음은 힘들지 않다. 피로가 덜 풀린 아침이어도 괜찮다.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진 녀석의 몸처럼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나와 함께 눈을 뜨는 녀석들의 모습에서 상큼한 기분이 찾아와 좋다. 아기천사가 내 품에서 평안의 미소를 보내는 것 같다. 고양이들이 있는 이곳 이 방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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