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연대기

2화 놀람과 안도의 사이에서

by 라니 글을 피우다

“엄마라는 직업은, 예상보다 더 많은 순간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다.”


두 아이는 두 살 터울이었다.

친구처럼, 형제처럼 서로 의지하며 잘 놀았다.

아이들이 그렇게 장난감과 웃음 속에 있을 동안,

나는 집안 곳곳을 바삐 돌아다니며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그 시절, 나는

의식주만 챙겨주는 게 엄마의 역할이라 믿었다.

먹이고, 재우고, 입히는 것.

아이들이 건강하게 내 품 안에서 잘 노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 단순하고 무지했다.


어느 날이었다.

작은 아이가 두세 살 무렵.

옆집에서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10여 개의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본능처럼 몸이 날아갔다.

순간 아이 입에서 피가 보였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입안을 보니,

작은 혀 한가운데가 찢어져 살점이 덜렁거렸다.

아무 생각도 없이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렸다.


자주 가던 소아과 원장님은

너무나 태연하게 말했다.

“며칠만 지나면, 붙어요.”

그렇게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았다.


그 말을 믿고 돌아오는 길,

나는 멍하니 아이를 안고 울었다.

너무 놀라,

너무 겁이 나서.


그날, 큰 아이는 조용히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니

길가에서 주운 작은 총알 하나가

아이 콧구멍 안에 들어가 있었다.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갔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나는 아이를 안심시키며

조심스럽게 총알을 꺼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식은땀이 난다.


아이들은 다행히 조용하고, 착하게 잘 자라주었다.

그 모든 순간들이

어쩌면 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막내 아이의 입가에는 작은 상처가 남아 있다.

시골 시댁에서 놀다

서툰 걸음에 주전자를 건드려 생긴 상처.

산속이라 병원을 가기도 쉽지 않았고

어른들은 ‘괜찮다’며 넘겼지만,

그 상처는

막둥이 얼굴에도,

내 마음에도 남았다.


엄마라는 직업은

아픈 기억들을 껴안고

조심스레, 또 조심스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었다.


그런 나날들 속에서

나는 어느덧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이후 이야기는 멤버십 구독자에게 공개됩니다.

엄마였던 나의 시간, 그리고 다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