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긴 행운을 기다린다.
나만의 소확행.
맘에 드는 까페를 발견하면 행복하고, 그곳의 커피가 맛있다면 더할 나위없다.
가끔은 소문듣고 찾아가 실망한 적도 있었고, 예상 밖의 힐링 스팟을 발견할 때도 있다.
언제 부터 였을까? 스무살이 되고 학교 앞 커피숍(그 당시 까페라는 말보다 커피숍이란 말이 더 익숙했다)을 다니게 되면서 부터 였던 것 같다.
나는 그 공간이 좋았고, 흥미가 없던 대학생활에 유일한 흥미거리가 되어주던 공간이었다.
그곳에서는 내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하게 되는 마법같은 곳이다.
조용한 음악, 약간은 어두운 조명, 설탕과 프림통이 테이블위에 존재했던, 티스푼으로 황금비율을 제조하던,
아! 그렇다고 다방 시절은 결코 아니다. 말 그대로 커피숍.
지금은 까페라는 이름의 장소가 너무나 많이 생겼고,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즐비한 시대와 비교하면 그 시절의 커피숍은 낭만 그 자체였다. 친구와 은밀한 비밀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절대 얘기하말라는 당부와 함께
세상 절친이 되는 순간부터, 짝사랑 하는 선배와 마주앉아 이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는..
그런 곳. 내 기억에 그렇게 남아있는 이유는 아마 그때의 내가 순수한 시절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까페를 좋아한다. 은밀한 비밀을 말할 사람도 없고, 짝사랑 선배는 더더욱 없고,
그저 맛있는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가 있으면 좋고, 책을 읽을 수 있으면 단골이 되는 그런 까페를 좋아한다.
인스타를 통해 알게된 까페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골목안에 위치해서 그런지 지도를 봐도 알 수가 없었다.
유난히 길치인 나는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결국 허탕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람들은 이런 구석 구석을 어떻게 알고 찾아다니는 걸까?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렇게 인스타 알고리즘이 다른 까페를 알려주었다. 역시 길치인 나는 주택가 골목을 몇바퀴를 돌았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날도 더웠고, 길치인 나에게 화가 났고, 목도 마르고 짜증이 났지만 하는 수 없어 돌아서는 순간.
지난번 찾으려던 그 까페가 코 앞에 있었다. 이럴 수가!! 그때도 한참을 헤맸지만 찾을수 없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나타났다. 너무 반가워 까페로 들어섰고, 시원한 온도와 차가운 커피가 나를 묘한 기분으로 빠지게 했다. 내가 애타게 찾으려 했던 무언가를 한번에 찾았던 적이 있던가!
찾으려는, 이루고 싶은 것은 쉽게 찾을수 없고 이룰수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나 다른 문으로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 오기도 한다. 어쩌면 행운이 아닐지 모른다.
오래전 애타게 찾으려고 노력했던 무언가가 행운이란 이름으로 다가 온 것이다.
까페를 찾다 못찾고 돌아서며 우연치 않게 행운을 발견하는 것처럼 나의 인생에도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내가 이룰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내곁에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행운. 행복.
행복은 순간에 느껴지는, 왔다가 사라지는, 그렇지만 노력으로 얻을 수도 있는 감정이다.
행운은 아주 오래전 부터 내가 원했던, 그래서 노력해지만 갖을 수 없었던 것,
그것이 내게 와 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