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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무작정고PD
Jun 29. 2023
편지 1통! 퇴사를 선택하고 세상에 도전하다
첫 번째 시리즈 : <1%의 가능성에 대한 선택과 도전>에 관한 삶
“선배님, <반지카페>는 참 신기해”
“뭐가?”
내가 만드는 방송 <반갑다 지식아 카페>에 대하여,
유팀장이 말하자 귀가 솔깃해졌다.
“강연장에서 강사들 얘기를 직접 들을 때는 재미도 없고, 잘 들리지도 않는데......”
“재미없다고?”
“아니, 방송으로 보면 잘 들린단 말이야......”
“구성과 편집을 잘해서 그래”
“하여튼, 신기해!”
“불필요한 말들을 엄청 잘라낸다”
유
팀장과 점심을 먹고,
방송국으로 들어가며 대화는 계속된다.
“선배님이 맡고 나서 괜찮아진 것 같아”
“난, 재미없다......그만두고 싶다”
오늘도 강연은 재미없다.
“이상으로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강사가 고개 숙였다.
인서트 촬영을 하던 나는,
재빨리 내 개인 카메라를 내려놓는다.
강사에게 달려가며,
목에 손날을 흔들어 ‘컷 사인’을 카메라 감독들에게 보낸다.
“수고하셨습니다”
강사의 재킷에 물려있는 핀마이크를 떼는 것을 시작으로
나와 촬영팀은 장비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카메라감독들, 오디오맨, FD와 승합차에 짐을 실으며,
“오늘은 더 재미가 없네, 고PD 잘 좀 섭외해 봐”
“내가 섭외하는 게 아니라서......난 그저 편집만 할 뿐이야”
“저 사람, 너무 꼰대 같아요......준비도 안 하고 온 것 같고”
“진짜 하기 싫다 <반지카페>”
<반지카페> 제작은
섭외도, 형식도, 장소도......
의견을 낼 수가 없는......
말이 PD일 뿐, 허수아비 생활이다.
앞으로 정년까지 6년!
<반지카페>를 하며 그냥저냥 세월을 보낼 수는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힘들이지 않는 그런 ‘꿀 빠는 일’ 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타성에 젖어,
현실에 안주하여 점점 더 배부른 돼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게 싫다.
정말 싫다.
싫다.
그러나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
그렇게......
점점 더
매너리즘에 빠지고
,
번아웃으로 무기력해지고
,
그래도
‘세상이 변하는 거에 우리도 변해야 한다’
고
용기 낸 외침에
회사는
대답 없다.
그저 메아리일 뿐이고......
희망을 내려놓고 시간을 보낸다.
‘1년만 더......’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보면서도
눈을 감는다.
‘1년만 더......’
‘1년만 더 다니자’고 생각을 다잡았지만......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배부름에 만족해하는 내 모습에 대한 실망이
나를 혼란스럽게......힘들게 만든다.
‘퇴사를 선택하고, 세상에 도전해 볼까?’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한 해가 저문다.
새해가 밝았다.
2023년 1월, 56세다.
정년까지 앞으로 5년!
‘1년만 더......’
'견뎌보자' 다짐했었다.
그렇지만,
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 것들이 어긋나기 시작했고,
나를 ‘한계 짓는’......
회사 내 정치꾼들의 더러움에 괴로웠다.
그 더러움은 결국 ‘촉매제’가 되었다.
'그만둬야겠어'
‘연봉’과 ‘많은 부가적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
삶의 현실적인 부분에서 가슴 아프지만......
과감히 던지려 한다.
‘5년 후에 은퇴할래, 지금 퇴사해서 새롭게 시작할래’
은퇴가 아닌 퇴사다.
‘여기에 그냥저냥 남아있다면, 그냥저냥 세월이 흘러 은퇴하게 될 거야’
‘회사 밖 세상엔 배울 게 많다고, 여러 가지 플랫폼부터......할 게 많아’
‘세상이 변하고 있다니까?’
'혼자서도 마음먹은 것, 전부 다 할 수 있어'
'회사에 미련을 버려'
‘더 이상, 여기선 배울 게 없잖아?’
누군가 말했었다.
회사에서 배울 게 아무것도 없고, 연봉만 남으면 그만두는 것이 맞다고.....
막상 사직서를 내려니 두렵다.
‘나가서도 잘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두렵다.
마음먹었으면 멈추지 말자!
‘왜? 한계를 걱정하냐?’
‘한계는 생길 때마다, 부딪혀서 뛰어넘으면 돼’
'항상 그렇게 했잖아'
'고돌진, 자신을 믿으라고'
'그래, 난 항상 해냈어'
'가자'
힘차게 걸어간다.
사장실 앞으로 걸어간다.
문 앞에 멈춰 섰다.
호흡을 다듬고......
똑! 똑! 똑!
“들어오세요”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고차장, 어쩐 일로......”
“퇴사하겠습니다”
사장은
놀란 눈으로 책상 위를 한 번 보고,
나를 쳐다보고 다시 책상 위를 쳐다본다.
책상 위에는 ‘사직서’가 놓여있다.
그렇게 퇴사 처리 되었다.
그리고......
‘편지 1통’으로 입사했듯이,
‘편지 1통’으로 퇴사를 한다.
<퇴사의 변>
2023년 1월 30일 월요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26년 차에 접어든 회사 생활을 2월 28일로 마치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게 한 것과
의논, 대화를 하지 않은 것에 실망과 서운함을 드린 것에 대하여
사장님을 비롯하여 임직원 더불어 J방송 구성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를 합니다.
......
작년 12월 코로나로 자가격리와 연차휴가를 사용하며
23년도 캐치프레이즈를 응모를 했지요.
그런데
선정된 캐치프레이즈를 보는 순간
뒷목을 잡게 되었습니다.
10년 전에는 떠올린 아이디어를
왜, 지금은 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인가?
‘내가 고인 물 일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 믿었던 내 자신에 대해 실망하며,
올 해는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 주지 않을 것처럼 느꼈습니다.
‘나가지 않으면, 고인 물이 썩은 물이 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게 회사를 떠납니다.
......
첫 방송이 시작되며 개국할 때
모두들 서로 껴안으며,
박수와 함성, 기쁨의 눈물...
지금도 가슴을 벅차게 만듭니다.
......
모든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가면 ‘뭐 먹고살래’
솔직히 두렵습니다.
사직서를 낸 것이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도 되긴 합니다.
회사 울타리 밖은 몹시 추울 테니까요.
아무것도 준비 없이 나가기 때문에...
그러면
‘굳이 좋은 직장을 왜 나가는 거야’ 라고 하시면,
‘이 길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제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항상 마음에 품고 있던 말은
풍랑이 있는 바다 위의 배보다
항구에 머무르는 배는 안전하다.
그렇지만,
배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회사 밖에서 우연히 마주친 모습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거나
벤치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거나
돈이 필요해서
편의점 알바, 주유소 알바, 거리 정화작업,
식당 서빙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주친 여러분은
괜히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저는
풍랑이 있는 거친 바다를 향해
제 마지막 항해를 시작하겠습니다.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세요.
여러분!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사장님을 비롯하여 임직원 더불어 J방송 구성원 여러분!
저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드디어 마지막 날!
J방송국을 둘러보며,
기쁨도
행복도
원망도
상처도
갖가지 상념들......
그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그 모든 것을 비운다.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서......'
회사 현관문을 나선다.
눈이 부셨다.
빨간 스포츠카가
눈이 부시게 서있다.
그 멋진 차에
멋진 내가 올라탄다.
‘자유다’
‘난, 자유야’
‘자유라고’
힘껏 소리친다.
이제는 독립PD이며, 작가로서 어떤 것이든 만들 수 있다.
......글, 그림, 만화, 디자인, 사진, 영화, 방송......
은퇴가 아닌 퇴사!
퇴직이 아닌 퇴사!
직장을 버리고 직업을 선택했다.
J방송국 직원 PD ‘고돌진’이 아닌
MZZGOPD 대표 PD ‘무작정고PD’가 되는 날이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1%의 가능성을 믿으며 도전의 시동을 건다.
크르릉~~~크르릉~~~
이제는 ‘세상을 향한 도전’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스포츠카의 지붕을 오픈한다.
‘가보자고’
방송국 틀에서 벗어나 세상 속으로,
빨간 스포츠카가 출발했다.
부아앙~~~부아앙~~~
세상을 향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흔든다.
‘반갑다 세상아’
‘무작정GO!’
- 무작정고PD 무작정고피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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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하지 그랬어, 혹시 알아?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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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 내 가치는 내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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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통! 퇴사를 선택하고 세상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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