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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애정표현 또는 존중

by 하얀 Apr 26. 2023




  얼마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다가 출연자가 슬퍼하고 낙담하는 다른 출연자에게 “나 한 번 안아줄래?”라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냥 팔을 벌려 한 번 안아보자 표현할 수도 있고, 위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니 “내가 안아줄게” 혹은 “내가  안아줄까?” 등등 내가 너를, 위로를 받는 당사자를 위한다는

투의 말을 건넬 만도 했다. 그런데 “나 한 번 안아줄래?”라고 말하다니.

위로가 필요했던 출연자는 그 품에 안겨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저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당신이 괜찮다면 당신이 나를 위로하듯 안아주고 그 틈에 잠시 쉬어보겠냐는 부드러운 요청 같아서 내 일도 아닌데 내가 배려받은 기분이었다.

그곳은 엉엉 울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사회적 고정관념 상 남자가 우는 모습을 그것도 카메라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굳이 밝히자면 나는 성별을 떠나서 우는 것은 어느 정도 정서해소가 되니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대체로 안기고 쓰다듬을 받고 손을 잡는 것을 좋아한다. 나 또한 아이들의 보드랍고 말캉한 작은 손을 잡을 때면 나도 어려서 받았던 것처럼

엄지손가락으로 아이의 손등을 어루만지곤 한다. 그렇게 몇 번 반복이 된 어느 날은 그 아이가 나의 손등을 어루만진다 내가 했던 것처럼.

나는 그게 무언가 교감이 되는 것 같아서, ‘나처럼 너도 기분 좋은 어루만짐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대체로 그렇다. 모두가 안기고 쓰다듬받는 걸 좋아하진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우스갯소리로 올라온 글에 자신이 4살 때 작은 아버지가 예쁘다고 안아 올렸는데 “부담스러워요”라고 말했다며 그 나이에 저렇게 말한 자신이 놀랍고 웃겼다는 내용도 있었으니까.


  하루는 아동학대에 관한 내용으로 연수를 받는데, 매년 듣는 연수니까 또 학대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하고 신체적, 정서적 학대 강조하시겠거니 했다.

그런데 강사분이 옆 사람과 다음행동을 해보라고 했다. 내키는 만큼.


1. 손 인사 혹은 가벼운 목례

2. 악수

3. 하이터치

4. 포옹


  나는 나보다 나이는 어린 선생님과 4가지 모두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원장님과 함께 앉은 선생님은 악수에서 끝났다.

우리 원장님은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 원장님이시다.

강당에 모인 선생님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선생님의 마음에, 어렵고 어색한 그 분위기에 모두 공감한 듯했다.

그랬다. 손인사, 목례, 악수, 하이터치, 포옹 모두 반가움을 표현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좋은 스킨십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이나 작사가가 쓴 책이었던가. 우리는 관계가 깊어지고 사람을 만나면서 서로의 선을 알아가는 거라고.


‘아~ 너는 이 부분이 이렇게 생겼구나. 이 선은 내가 조심할게’


그러니 예민하다고 유난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글로 기억된다.

그냥 다른 것일 뿐. 서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부분이 있으니 존중하면 그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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