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상품 ELS란 무엇인가? - 절대 속지마세요
안녕하세요, 희찬입니다.
지난 번 [04화_비 오는 날 우산 뺏는 건 은행이다(1)]에 이어서 두 번째 [비오는 날 우산 뺏는 건 은행이다(2)]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지난 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은행은 절대 믿으면 안 되는 곳이라 했는데요, 왜냐하면 은행 또한 결국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언제든 우리의 돈을 노리고 있는 곳이 은행이란 곳이죠.
► 04화 _ 비 오는 날 우산 뺏는 건 은행이다(1)
못 보시고 오신 분들은 먼저 보고 오시는 걸 적극 권장드립니다.
물론 은행이 사기꾼이란 소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광고속에 비추어지는, 예를 들면 "언제나 당신편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가족입니다", "힘들면 언제든 기대세요"와 같은 이미지는 아니란 것이죠.
세계적인 소설가 마크트웨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은행은 당신에게 해가 쨍쨍할 때 자신의 우산을 빌려주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우산을 돌려받으려 할 것입니다" - 마크트웨인
이 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은행으로부터 가장 많이 속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난 편에 설명한 '적금'이었고, 두 번째는 오늘 소개할 'ELS'입니다.
실제로 ELS 문제는 최근에도 발생되었죠.
홍콩ELS 문제는 현재 진행형인데요, 아마 이제 곧 만기가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할 겁니다.
현재까지 홍콩ESL 확정손실액은 약 1,100억 원 수준이라 하는데요, 만약 홍콩H 지수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올해 5조 원 가량의 손실이 이루어질 수 있다 예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아무도 책임질 수 없고 오직 한 사람만 책임질 수 있습니다. 그 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죠.
일단 더 깊게 이야기하기 전에 ELS가 무엇이고, 어떻게 손익 구조가 발생되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5조 손실 가능, ELS가 도대체 무엇인가?
ELS란 'Equity-Linked Securities'의 약자로, 한국어론 '주가연계증권'이라 불립니다. 즉 주가와 연결되어 있는 증권이고, 주가에 따라 손익 구조가 발생되는 하나의 금융상품이자 파생상품입니다. 말그대로 주가에 연동되어 있는 상품인데요, 예를 들어 S&P500 지수와 연동되어 있는 ELS라고 하면, S&P500 지수가 하락하면 ELS도 하락하고, S&P500 지수가 상승하면 ELS도 상승하는 구조를 가진 상품입니다.
물론 이렇게 보면 굉장히 쉽지만,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살짝 복잡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대부분 ELS는 3년 만기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6개월 마다 총 6번의 조기상환이 이루어지는데요, 물론 조기상환이 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ELS는 실제 삼성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ELS입니다.
일단 다른 거 보지 않고 상환조건을 먼저 보면, [3년/6개월,45%-(95,90,85,85,80,75)%,세전 연 7.02%] 이렇게 적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3년은 만기가 3년짜리인 ELS라는 겁니다. 그리고 6개월은 6개월마다 조기상환에 들어간다는 건데, 조기상환의 조건은 연계된 주가가 45%까지 하락하지 않고, 90%/90%/85%/85%/80%/75% 이내에 든다면 세전 연 7%대의 금리를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연계된 '주가'란 ELS가 기초로 하고 있는 '기초자산'을 뜻하는데요, 위 표를 보면 기초지수가 홍콩H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가 되어 있습니다. 즉 홍콩H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가 ELS 시작일로부터 45%까지 하락하지 않고, 다시 말해 -55% 이상 하락하지 않고 90%/90%/85%/85%/80%/75% 이내에 든다면 조기상환이 가능한 겁니다.
참고로 ELS의 첫 시작하게 될 때 기초자산의 값을 '100'으로 하여 산출합니다.
ELS 가입 후 첫 6개월차까지 항셍지수와 코스피200 지수가 90% 이상 유지한다면, 즉 -1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조기상환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혹여나 -10% 이상 하락하게 되면 다음 조기상환이 되는 6개월 뒤를 기다려야 됩니다.
그렇게 두 번째 조기상환 날이 온다면, 이번에도 홍콩H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가 -1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조기상환이 이루어집니다. 혹여나 또 다시 -10% 이상 하락했다면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되죠.
세 번째 조기상환이 다가온 상태에서 85% 이상 유지한다면, 다시 말해 -15%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조기상환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15% 이상 하락하면 네 번째 조기상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될 건 기초자산 중 한 가지라도 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조기상환이 안 된다는 겁니다. 즉 홍콩H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가 모두 조건 안에 들어야 상환이 되는 거고, 하나는 조건에 들었지만 하나는 조건에 들지 않았다면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다음 상환까지 다시 기다려야 됩니다.
정말 운이 안 좋게 마지막 조기상환 75%까지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만기 3년까지 45% 이상 유지(-55% 까지만 하락)한다면 만기날 상환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45% 미만(-55% 이상 하락)까지 이어진다면 이때부터는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원금손실 구간을 '낙인(Knock In)' 구간이라 부르고, 위 ELS는 45%가 낙인구간입니다.
예를 들어, 만기 이전까지 45% 미만으로 진입하게 되거나 한 번이라도 진입했다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55% 이상으로 했거나 한 번이라도 하락했었다면 원금손실 발생이 이루어진다는 뜻이죠.
* 낙인은 ELS 마다 다릅니다. 위에 소개한 ELS는 45%가 낙인구간
그리고 이때의 손실은 낙인 구간에 들었다고 바로 100% 원금손실은 아니고, -25% ~ -100%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만약 홍콩H 지수가 40%까지 하락했다면 총 -60% 하락한 거기 때문에 투자원금의 60%가 손실이 발생합니다. 혹은 코스피200 지수가 20%까지 하락했다면 총 -80% 하락한 거기 때문에 투자원금의 80%가 손실이 나게 됩니다.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100%까지 하락했다면 전액 원금 손실이 발생됩니다.
또, 만약 3년 동안 45% 미만으로 한 번이라도 하락한 적이 있는 상태이고, 그 뒤로 기초자산이 올라 60%까지 올랐다면 여기서는 40% 손실(최초가격 100 - 최종가격 60)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대로 3년 동안 45% 미만으로 한 번이라도 하락하긴 했지만, 기초자산이 75%까지 올랐다면 손실없이(조기상환 조건에 충족하기 때문)금리와 함께 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한번이라도 ELS 기초자산이 하나라도 낙인 구간에 들었다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존재한 겁니다.
지수가 반토막이 나겠어요? 절대 안 나요~
이제 ELS 구조를 대략적으로 이해하셨을텐데요, 결국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은 낙인구간인 45%(ELS 상품마다 다를 수 있음)입니다. 쉽게 말해 기초자산이 반토막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게 문제라는 겁니다.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 뿐이지, 발생되지 않는다는 게 아니예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홍콩H 지수 ELS로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홍콩ELS는 2021년 상반기 초반 당시 판매됐던 ELS입니다. 당시 홍콩H 지수는 대략 12,000p 구간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까지만 해도 글로벌 경제가 매우 좋았던 시기였죠.
당시 은행 직원들은 고객들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홍콩 지수가 반토막이 나겠어요? 홍콩 지수가 반토막이 난다는 건 홍콩과 중국에 경제위기가 오는 것과 같아요~ 경제가 이렇게 좋고 모든 주식이 다 오르는 데 절대 반토막 나지 않아요, 조기상환 무조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ELS로 손해본 고객님들이 없어요~"
2021년 상반기 당시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등 글로벌 경제가 매우 좋았고 대부분의 자산가격이 다 오르던 시기였습니다. 그럼 당연히 그때의 증시 배경으로 본다면 홍콩지수가 반토막날 가능성이 없어 보였을 겁니다.
문제는 그래프에 보이는 것처럼 홍콩증시는 계속해서 하락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빨간 화살표 구간이 낙인을 터치한 구간이죠. 즉 홍콩H 지수가 7000~8000p 구간까지는 올라와야 원금을 지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근데 오르기는 커녕 오히려 계속 하락하는 중이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절대 반토막 날 일이 없어요" 이런 말은 절대, 무조건 믿으시면 안 됩니다.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문제가 되는 건, ELS 상품 구조에 대한 설명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굉장히 복잡하다는 겁니다. 보통 은행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연령층이 높으신 분들과 금융지식이 부족하신 분들이 이용하고는 합니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오해 금물!)
다시 말해 은행이 쉽게 이용하기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가진 ELS를 어르신들이나 금융지식이 부족하신 분들한테 설명하려면 정말 오랜시간이 걸릴테고, 설명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은행은 이렇게 말하죠.
"금리가 연 7%예요, 그리고 주식시장이 반토막 날 일이 없어요~ 안전하게 고수익 노리시는 거예요~" (물론 원금손실 가능성은 존재해요..속닥속닥..)
사람들은 평소에 비춰지는 은행의 이미지("언제나 당신편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가족입니다", "힘들면 언제든 기대세요")로 인해 정말 안전하게 내 돈을 굴려줄 것 같은 믿음을 갖고 ELS 상품에 투자합니다.
* ELS 구조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은행 직원들은 얼마나 있을까요? 필자는 이부분도 의심스럽습니다.
여하튼, 우리는 은행의 달콤한 속삭임에 저런 위험상품에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돈을 잃지만, 그 손실은 자기 자신이 책임질 뿐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은행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우리의 가족이 아니고 친구가 아니예요. 우리를 도와줄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니 은행에게 속지마세요. 제발 속지마세요. 속는 순간 달콤한 유혹에 내 돈을 빼앗기게 될 겁니다.
마지막 마크트웨인의 말은 다시 한 번 남기고 오늘의 글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은행은 당신에게 해가 쨍쨍할 때 자신의 우산을 빌려주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우산을 돌려받으려 할 것입니다" - 마크트웨인
§경제/증시/투자를 다루는 단톡방 = 참여코드 14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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