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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 Vocal Meets The Beatles.

3만개의 코드를 3만명 앞에서 노래하자.

by XandO Feb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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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듣는 음악을

사람이 부르는 보컬음악과

악기가 연주하는 기악음악으로 나눈다면

보컬음악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일반 대중들이 듣는 대중가요 / 팝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거의 90%~95% 이상일테고

그 외 다양한 감상용 음악들까지 합친다면

70% 이상이 아닐까?


그만큼, 음악을 표현함에 있어

사람의 목소리와 가수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조금 더, 골치 아픈 영역으로 훈장질을 하자면

음악의 표현방법이 악기로만 되어있다면

그 소리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다.

반면, 멜로디 위에 사람의 목소리로 된 가사를 얹은 보컬음악은

어떠한가?

음악가가 표현하려는 의도가

훨씬 직관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가능해진다.


그래서, 보컬음악은 기악곡들에 비해

더 친근하고 대중적인가 보다.



1. In My Life - Tuck & Patti

부부 듀오, Tuck & Patti가 연주한 [ In My Life ].

남편인 Tuck Andress가 기타를

부인인 Patti Andress가 노래한다.


1995년 겨울, 오늘처럼 눈이 엄청나게 오던 저녁

두 부부의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엄청난 눈으로 공항에서 비행기는 연착이 되었고

공연장까지의 도로도 교통체증으로 공연은 1시간 반이나 미뤄지고 있었다.


Tuck & Patti는

언제나 아무런 악기 없이 단 둘만이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펼치기 때문에

그날도 무대 위는 의자 하나 놓여있지 않고 깔끔하게 비워진 채였다.

텅 빈 무대를 바라보며 관객들은 걱정 반, 짜증 반 섞인 불평들로 웅성이고 있을 때

결국 Tuck과 Patti가 안전하게 공연장에 도착했다는 장내 방송과 함께

객석과 무대는 암전이 되고

텅 빈 무대 위로 두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차분한 자세로 기타를 든 한 백인 남자와

작은 마이크만 손에 든 마음 좋게 생긴 흑인 여자에게

두 개의 핀 조명이 켜졌고

아무런 멘트도 없이 즉석에서 만들어낸 가사와 멜로디로

오늘 늦게 오기까지 당황스러운 상황과 미안한 마음을

노래와 연주로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날 공연은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는 최고의 공연 중 하나이다.


2. I Will - Tuck & Patti

비틀스의 곡들 중에서  [ In My Life ]와 [ I Will ]은

코드 구성이나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 자체가 간결하고 소박한 느낌의 곡이다.


간결한 포크 발라드를

Tuck의 즉흥적이며 풍성한 재즈 화성이 섬세한 연주로 반주를 만들어 주고

그 위를 깊고 부드러운 Patti의 자유로운 멜로디들이 춤을 추듯 날아다닌다.


Tuck & Patti의 비틀스 커버곡들도 멋지지만

감미로운 발라드와

Patti의 서커스와도 같은 스캣 연주가 곡의 곳곳을 누비는 곡들로 이루어져

1988년에 발매된 그들의 데뷔 앨범 [ Tears Of Joy ]도 강력하게 추천드린다.



3. In My Life - Diana Krall

2020년대의 재즈 디바가 사마라 조이이고

2010년대의 재즈 디바는 노라 존스

2000년대의 재즈 디바는 Diana Krall이다.


미국은, 계획적으로 여성 재즈보컬을  

10년에 한 번씩 만들어 내는 건 아닌지?

부질없는 뇌피셜이다.


노팅 힐의 [ She ]로 유명한 엘비스 카스텔로가 남편이기도 하다.

재즈팬들에게 사랑받는 앨범들 말고

특별히 2015년에 발매한 앨범 [ Wallflower ]를 추천한다.

데비드 포스터의 편곡과 프로듀싱으로 팝의 명곡들을 재창조했다.

그중 첫 트랙이 비틀스의 [In My Life ]이다.

Tuck & Patti의 섬세한 기타 반주 하나로 된 편곡과는 대조적으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된 다이애나 크롤의 [ In My Life ]는

또 다른 감동의 물결이다.

거장 데이비드 포스터의 손길을 거친 편곡 위에

다이애나 크롤의 목소리가 얹힌 팝의 명곡들로 가득 담긴 앨범이다.



4. When I'm 64 - John Pizzarelli

가장 즐겨 듣는 비틀스 재즈 리메이크 앨범이다.

흥겨운 집시 재즈풍의 음악들로 가득하다.


기타 솔로 즉흥연주를 하면서

스캣 싱잉을 함께 연주하는 것이 특기인 John Pizzarelli는

1998년에 발매된 [ Meets The Beatles ] 이후에도

폴 맥카트니와의 제안으로 2015년에

폴 맥카트니 솔로 시절 곡들과 "Wings" 시절의 곡들을 재즈로 편곡한 앨범

[ Midnight McCartney ]를 발매하여

비틀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5. Silly Love Song - John Pizzarelli


6. Norwegian Wood - Kurt Elling

2011년에 발매된 앨범 [ The Gate ]에 수록된 버전의 [ Norwegian Wood ]이다.

늘 학구적이며 실험적인 음악세계를 추구하는 Kurt Elling의 의도를

비틀스의 곡안에 그대로 담아냈다.


기타의 명인 존 맥러플린의 우주에서 온듯한 음색과 즉흥연주 멜로디

드러머 테리온 걸리의 실험적인 리듬 시도들과 어우러진

커트 엘링의 창의성 넘치는 멜로디 라인들이

또 다른 차원의 [ Norwegian Wood ]를 만들어냈다.


누군가 그랬다.

Rock 은 3개의 코드를 3만 명 앞에서 연주하는 음악이고

Jazz는 3만 개의 코드를 3명 앞에서 연주하는 음악이라고 ^^


조금 난해 할 수 있는 Kurt Elling의 [Norwegian Wood ]의 감성이

어서 3만 명 앞에서 연주되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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