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이 아닌 다름을 연주한다 [ 그린 북 ]

행복해서 웃게 된다

by 송우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



얼마나 무의미한가.

그들은 무엇이 다르기에, 대체 어떤 부분이 우월하기에. 인류의 역사 속에서 다름은 틀림을 의미하였고, 그건 곧 차별과 편견이라는 편협한 잣대를 만들어 냈다. 백인이지만 흑인처럼 살아가는 토니와 흑인이지만 백인처럼 살아가는 셜리. 차별이라는 도로를 쉴 새 없이 달리며 그들은 삶을 깨닫고 우정을 깨닫고 서로를 깨닫는다. 차가운 바람 속 따뜻함을 더 해주는 건 그들의 우정이고, 극의 깊이와 감동을 더 해주는 건 완벽한 연출과 배우의 연기였다.


이 글은 영화 그린 북의 감상평이다.




그린 북 (2019)

흔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니깐

인종차별을 주제로 하는 영화들은 이미 많다. 각 작품마다 그 내용에서의 차이점은 존재하지만 결국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건 똑같다. 서로 이해하고 잘 살아보자. 그런 단편적이고 얕은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린 북은 보다 더 깊지만 깔끔하게, 덤덤하지만 가볍지 않게 이야기를 건넨다. 단순히 부당한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듯 하지만 그 안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이며 우정이며 사랑이고 이해의 과정이다.


너무나 다른 두 세계가 만나는 이야기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살아가는 토니와 세부적이며 섬세한 셜리는 어느 하나 공유하는 관심사가 없다. 서로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우정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영화가 건네는 이해의 따뜻함으로 이루어지는 진정한 우정은 마음을 깊이 울린다. 전혀 다른 둘의 대화 속에서 서로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반응하며 섞이는 과정은 영화의 흐름과 같이한다.


불편하지만 현실의 이야기

작품을 보는 내내 이어지는 차별의 행동들은 정말 불편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게 단순히 인종의 차별로만 느껴지지 않았으며 그 안의 내포하는 현시대의 아픔이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작품은 그렇지만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관객들이 어렵지 않게 그 아픔을 마주할 수 있게끔. 그러나 너무 가볍고 편하지만은 않게끔.


그럼에도 끝에 남는 건 깊은 따뜻함

그렇지만 이 영화는 말한다. 우리 모두 따뜻할 수 있다고. 결국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건 차별로 인해 느끼는 고통과 분노가 아닌, 이해와 품위 속에서 완벽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사랑의 따뜻함이라는 걸. 서로 너무 다른 둘이 함께 활동하며 감응하고 반응하고 이해하는 그 과정 속에서 결국 우리에게 남는 건 뜨거운 감동이다.


그린 북 (2019)


당신은 얼마나 많은 편견 속에 있는가. 나는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무책임함 속에서 타 올랐던 수많은 아픔들에게. 외로운 크리스마스의 방문을 환영하는 그 인사처럼.





5점 만점에 5점

차별이라는 벽을 허무는 따뜻한 품위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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