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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론
Apr 19. 2024
거절은 어렵지만 꼭 해야 해
소개팅을 했다. 장시간
식사와
가벼운
술을
곁들여
삶을
나누었다.
많은
부분이
맞는
사람이었지만
함께하는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무척
애매했다.
쇼핑할 때 애매한 옷이나 물건은 사지 않는다. 만약 선물로 받게 된다면 되도록 빨리, 용도에 맞지 않더라도 소비하거나 다른 이에게 준다. 사람은 그럴 수 없다. 호감을 보인 상대지만, 거절을
해야 했다.
애프터는 예의상
신청해 왔지만, 뭐랄까. 의미 없는 만남만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시간만큼 상대의 시간도 중요하다. 더는 못 보게 될 인연이지만 가위를 쥔 내 손이 움직여야 했다.
구글과 네이버에 검색했다. 어떻게
거절하는 게 좋을까, 글로 배우려 했다가 홈버튼을 눌렀다. '담백하게 가자, 정중함과 단호함을 담아보자.' 불필요한 미사어구를 줄이고 완성한 문장들을 보냈다. 주선자 분께도 정중한 감사를 담았다.
미안하다고,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시간을 끌기 싫었다. 피상적인 대화 속에서 상대의 마음만 커지면 상처도 커질 터, 그저 스쳐가는 인연으로써의 상처만을 남기고 싶었다.
생각 외로 간단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도 가볍고 햇살도 따뜻했다. 잘했다고 토닥이며, 이미 지나간 시간과 돈에 아쉬워하기보다 이번 만남에서 배운 것들을
마음속에 정리했다.
이전에 소개를 받았다 안된 사람들은 대부분 조용히 대화가 끊기며 이도저도 아닌 상태의 끝이었다. 조금은 발전했다고 느껴짐에 소중한 뿌듯함이 느껴졌다.
벚꽃이 지고 장미가 필 거라 생각했지만 아직인가 보다. 그래도 괜찮다. 단풍과 눈꽃을 볼 무렵에는 더 나은 인연과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게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정신 승리도 승리니까. 일단 오늘은
기분 좋게 자야겠다.
내일도 좋은 하루를 보낼 것이다. 혼자라 적적한 때가 많아졌지만 필요한 것들로 채워가야지.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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