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많이 두렵다. 시험은 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넘어서느냐, 넘어서지 못하느냐의 갈림길이 아직 많이 두렵다.
성적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전까지 타짜처럼 패를 쪼면서 본다. 당연히 합격하는 시험은 잘 없다. 이미 준비가 다 되었다면 볼 필요도 없겠지.
부서를 옮기기 전 받아온 교육 차수가 있었다. 사전 시험을 통과해야만 교육 입과가 가능했는데, 1점 차이로 떨어졌다.
꼭 중요한 시험들은 이렇게 간당간당한 사이에서 떨어진다. 부족함을 밖에서 찾아 헤매다 결국 내 안으로 돌아왔다.
결국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떨어졌다. 커트라인을 넘어설 만큼의 준비가 부족했다. 이 생각은 나를 바닥으로, 더 깊은 바닥으로 가라앉힌다.
바짝 엎드려 나를 지키는 시간을 보냈다.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고,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다고 건넨 위안들이 피상적으로 스치며 떨어진다.
마음속 깊이 건넬 수 있는 위로라는 게 존재할까. 그저 지나간 과거는 잊고 나아가는 것 밖에 없어 보인다.
살아가는 동안 겪는 수많은 실패 중 하나라고 생각하려 한다. 아쉽지만 과거를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욕심이 너무 많았나, 모르겠다.
시간이 쌓여 언젠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챙겨야겠다. 일단 나부터. 그리고 앞둔 시험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