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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Jul 15. 2024

인간관계와 평형

[안될 과학]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열역학 강의를 듣다 평형 상태라는 단어가 나왔다. 쉽게 말해서 주변과 동등한 수준에 머무르기에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인간관계에 접목시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내 인간관계는 왜 이리 조용하고 평탄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둥글게 살지만 쉽게 술 한잔 하자고 연락하기 어렵다. 나를 찾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주 고용하고 평화롭다. 그 적막 속에서 폐쇄공포증에 걸린 환자처럼 겁에 질리곤 한다. 온전히 홀로 서 있지 못하는 나무처럼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늘 시끄러웠던 때에는 간절히 바랐던 평화임에도 즐기지 못한다. 내가 나를 옥죄는 기분, 이 상태를 재정의해 본다면 인간관계가 평형 상태에 이른 지점이 아닐까 싶다.


이론적으로는 변동이 없다고 여겨지는 상태이지만 내적 요동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밖이 아닌 내 안으로부터 생겨나는 움직임이다. 추운 날 이가 부딪히지 않는 방법은 입을 약간 벌리면 되듯이, 내가 내 상태를 부정적으로 만들어왔다.


또다시 잠시 동안의 방황을 마치고 나는 또 평형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카뮈의 말처럼 짧은 평화를 사랑해야겠다. 곧 떠날 기나긴 전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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