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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Jul 01. 2024

운동 중독

운동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씩 체지방이 감소하고 근육량이 늘어났다. 몸이 내가 보기에도 무척 보기 좋아졌고 건강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 기뻤다.




그러나 어떤 것이든 너무 과한 건 좋지 않은 법. 운동에 중독된 듯한 증세가 느껴졌다. 중요한 일보다 운동을 더 중요시 여기게 되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러닝을 하고 점심이나 저녁 때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 살이 빠지는 느낌에 무척 좋아 기분이 좋았지만, 기울기는 서서히 완만해져 갔다.




그러던 중 다니는 헬스장에서 이벤트가 열렸다. 몇 달 안에 체지방을 한 자릿수 이하로 떨어뜨리면 바디 프로필권을 준다는 것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꼭 찍어보고 싶었기에 더 식단을 타이트하게 하고 탄수화물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렸다. 역시 과한 건 언제나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한다.


어느새부턴가 말이 점점 줄어들고 생각은 단조로워졌으며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이를 알고 있음에도 또 닭가슴살을 입안에 쑤셔 넣고  있었다.




이 모든 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좋은 몸으로 사진을 남기는 곤  언젠가 돌아볼 때 기분이 좋겠지만 모든 건 건강을 위해 시작하지 않았는가.


덤벨을 내려놓고 머리에 찬물을 끼얹으며 이건 아니지 하며 먹고 싶은 음식들을 떠올렸다. 주로 면이나 떡볶이, 탄수화물류가 당겼다.


그렇게 주말을 맞이하고, 열심히 먹었다. 정말 먹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다 먹고 나서 체중계에 올랐다. 신기하게도 변화는 없었다.




그 크지 않은 변화에 안도감과 함께 놀라움이 함께 찾아왔다.
역시 열심히 하다가 잠깐 쉬는 것 정도는 괜찮구나. 함께 찾아오는 불안감에 내일 또 헬스장에 가겠지만.


어떤 것이든 과한 건 나쁘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 두 사람은 부딪히게 되듯이, 다만 그 결과는 더 가까워질 수 있기에 참 어렵다. 아침에 뛰면서 다시 생각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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