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안녕, 사랑하는 나야!
22화
실행
신고
라이킷
11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론
Aug 30. 2024
눈앞의 욕망
음식을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과, 한잔의 술은 그간의 피로를 말끔히 씻겨주기에 충분하다. 배달시킨 치킨과 맥주가 지방밖에 되지 않
으리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어렸을 때,
어머니는 못 먹고 자란 당신의
서러움에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하셨다. 때문에
,
고등학교
때까지 배고픔을
몰랐다
.
아버지의 벌이가 녹록지 않아, 어머니도 부업에 동참하셔야 했
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늘 음식은 풍족했다. 고기도 제일 좋은 걸로, 야채도 가장 싱싱한 걸로.
100kg가 넘자, 더는 체중계에 오르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다이어트를
한 후
음식
을 씹다 뱉기만 한 날도 많았다.
다행히도 지금은 정상 체중을 유지
중
이
지만
.
어렸을 때 아버지는, 눈이 참 게으른 감각기관이라고 하셨다. 그저 가만히 위치한 채로 세상 모든 정보를 수용하기만 하는 감각기관이니.
이후, 나의 배고픔을 생각
했
다. 왜
배가 고프지 않
아
도 눈앞의 음식을 남
기
거나 버리지 못할까.
왜
지나간 끼니는 아쉽지 않
아도
바로 앞의 음식은 아쉬울까.
눈에 보이는 것
에
마음이 쓰
였
다. 보이지 않는 옷이나 신발보다
,
광고에 올라오거나 친구가 입었을 때 가장 쉽게 현혹되곤 한다.
최근 적은 글에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짐을 담았다. 그래서일까
유튜브처럼 중독성이 강한 매체를 볼 때,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
는
다.
모든 감각을 차단한 채, 10분, 20분이 지나
고
마음속 고요함이 찾아온다.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도와준다. 아주 고마운 친구들.
음악이나 소리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고 후각도 그렇다. 이 모두를 다
포함한 게 맛있는 음식이기에, 배부를 때도 한 숟가락을 더 목구멍으로 넘기는 건 아닐까.
나
자신을 감당하지 못할 때는 눈도 귀도 코도 닫는다. 늘 나 자신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강하고, 또 약하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그 부분이 도드라지곤 한다.
지나간 식사는
아쉬워하지 않으면서
눈앞의 음식은 마다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주문해 둔
치킨을 가지러 간다.
역시 나약하다, 나는.
keyword
음식
어머니
욕망
Brunch Book
안녕, 사랑하는 나야!
20
방어기제 끌어안기
21
나쁜 사람 되기
22
눈앞의 욕망
23
이 떨림은 설렘이 아닐까
24
다른, 우리
안녕, 사랑하는 나야!
아론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아론
소속
삼성전자
직업
학생
글쓰듯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며, 글을 적고 있습니다.
구독자
44
제안하기
구독
이전 21화
나쁜 사람 되기
이 떨림은 설렘이 아닐까
다음 23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