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깎아 만든 목공품에는
숨결이 느껴진다.
파인 곳과 베어낸 곳마다 고민들이 만져진다.
섬세하지만 단호하게 덜어냈음을
날카롭게 움푹 들어간 모서리로 보여준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지나온 삶은 목공품 같다.
인연의 바위에 어색함과 쑥스러움이 묻었다면
시간이라는 바람이 조심스레 덜어 내준다.
바람은 나의 바람과 달리,
원할 때 불어오지 않는다.
바람은 그저 지나갈 뿐, 의미를 남기지 않는다.
혹시나 후회되는 일이 있더라도
조금만 더 지나가보자.
오히려 더 좋은 기회였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