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 혼자 동유럽 여행기 - 프라하편 (4)
여행지에서 유독 가슴에 남는 공간이 있다. 이유 없이.
그런 공간들을 되짚어 보면 내가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프라하에서, 유독 가슴에 깊이 간직된 공간은 바로 '비셰흐라드'이다.
V pevnosti 159/5B, Prague 128 00 Czech Republic
"비셰흐라드가 뭔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조차도 그 날 아침까지 내가 이곳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유명한 관광 스팟들이 있다. 프라하성, 첨탑 등 프라하의 아름다운 붉은 건물을 볼 수 있는 공간들이다. 모두 가봤지만, 이 곳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공간은 없었다고 장담한다.
시시각각 5분마다 변하는 하늘의 색깔이 아직도 순간순간 기억에 남는다.
붉었다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가, 핑크빛 뺨을 드러냈다가, 어두워지는 그 순간들.
커다란 물길을 기준으로 나뉘는 도시와 언덕, 그리고 넘나드는 빨간 트램까지. 뭐 하나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누군가는 그 물길을 가르고 노를 저어 나아가더라.
빨간 트램을 따라가는 빨간 자동차. 빨간 지붕. 빨간 하늘. 온통 빨간 색에 내 뺨도 붉게 물드는 기분이었다.
낭만이 가득한 순간이었다.
시끄러운 관광객 없이 조용한 공간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공간
몇 시간이고 그 곳에서 감상을 만끽해도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을 공간
이런 공간은 나에게 영감을 주고 감동을 준다.
여행은 예상치 못한 공간의 힘을 느끼게 해주며, 그런 공간을 나에게 선물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