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주관적인 동유럽 음식 평가

20대 여자 혼자 동유럽 여행기 - 프라하편 (6)

by 제로

여행의 큰 기쁨을 주는 것 중 하나는 단연 '음식'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맛에 대한 새로운 경험은 직관적으로 나의 세상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동유럽 여행에서 먹은 프라하 음식에 대해 아주 주관적인 평가를 해보고자 한다.


아, 우선 평가에 앞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프라하는 음식 양이 정말 많다. 정말.

꼴레뇨 하나 시키면 3명 정도는 포크를 들고 덤벼야 다 먹을 수 있다.

처음 프라하에 가서 호기롭게 음식을 시킨 혼여행자는 시켜놓고 1/4도 다 먹지 못하는 사치스러운 코리안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IMG_6718.jpg?type=w386 꼴레뇨

체코의 전통음식하면 바로 생각나는 '꼴레뇨'

꼴레뇨란?

돼지 앞다리 무릎 부위를 구워 만들어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 음식이다. (생긴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꼴레뇨 양?

진짜 많다. 애기 머리통(?)만한 고기가 나온다. 3명정도가 같이 먹으면 딱 맞을 듯 싶다. (나는 1/4 정도 먹고 포기했다.)


꼴레뇨 맛?

껍질이 생각보다 두껍고 질깃하다. 안에는 촉촉한 돼지고기살이 있다. 족발과 비슷한 맛이다.

첫 입은 '와 이거 뭐야?' 였다. 엄청 고소한 껍질과 부드러운 돼지고기살이 정말 잘 어울렸다.

하지만 두 입, 세 입 먹을 수록 족발보다는 통대창에 가까울 정도의 기름에 느끼함을 견디기 어려웠다.

같이 나온 양배추샐러드(우리나라 치킨무와 같은 맛)를 다 먹고도 더 이상은 어려울 정도였다.


총평

족발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첫 입은 무조건 맛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름의 느끼함을 잘 견디는 사람에게만 추천한다. 단, 당신의 곁에 불닭볶음면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IMG_6716.jpg?type=w386 굴라쉬

굴라쉬란?

헝가리식의 소고기 스프로, 빵 안에 토마토 베이스의 소고기 스프가 들어있다.


굴라쉬 양?

뒤집어지게 많다. 안에 부재료도 실하게 많이 들어있어서 스프라기 보다는 찌개에 가깝다.


굴라쉬 맛?

한 마디로 표현하면 '토마토 장조림' 같은 느낌이었다.

토마토 베이스에 묘하게 우리나라 장조림의 맛이 섞여 느껴졌다.

뜨끈하게 몸을 녹이기에는 좋았으나 개인적으로 그 맛이 어울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엄청 짜다. (물론 내가 짠 곳에서 먹었을 수 있으나, 동유럽 음식은 대부분 매우 짰기 때문에 고려하시라)


총평

꽤나 기대했던 메뉴였으나 (호평도 많았습니다) 나의 입맛에는 그닥 맞게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러나 추운 겨울 날 프라하의 음식점에 들어간다면 하나 시켜놓고 나눠먹기 좋을 듯 싶다.

IMG_7991.jpg?type=w773 알리오올리오

나는 알리오올리오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 유럽에 오면 알리오올리오를 꼭 먹어보겠다고 다짐했었다.

위 알리오올리오는 맛은 있었으나, 정말정말 너무너무 짰다.

유럽은 예전에 소금이 너무 귀했어서, 귀한 사람에게 소금을 많이 넣어줌으로써 마음을 표현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아, 이 음식점 주인장님은 날 너무도 귀하게 생각했구나.


다행히 고추와 할라피뇨의 매콤한 맛이 짠기를 조금 잡아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덜 짰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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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 하면 '코젤의 나라' 아닌가? 맥주가 물보다 더 싼 나라에서 맥주를 먹어보았다.

참고로 나는 소주파로서 한국에서 맥주를 거의 먹지 않는다. 즉, 맥알못의 직관적인 평가이다.


코젤이란?

체코어로 '숫염소'라는 뜻으로, 원산지가 체코이다. 흑맥주로 가장 유명하다.


코젤 흑맥주 맛?

처음 한 입 먹고 좀 놀랐다.

한국에서 먹는 맥주는 맥주 특유의 알코올 맛 70 + 묘하게 달달한 맥주 맛 30 이었다면

코젤은 알코올 맛 50 + 달달한 맥주 특유의 맛 50 이었달까?

알코올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음료처럼 마시다가 취할 것 같은 맛이었다.

맥주를 안먹는 나로서도 왜 코젤코젤하는지 알겠다는 맛이었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프라하는 천국일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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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디저트들

확실하다. 동유럽은 음식보다 디저트를 잘한다.

오른 쪽 디저트는 '카페 루브르'에서 먹은 피스타치오 슈와 자허토르테이다. 디저트는 눈으로 먹는다고, 생긴 것도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피스타치오슈 맛?

안에 엄청 부드럽고 고급진 피스타치오 크림이 살면서 처음 먹어본 맛이었다. 빵도 부드럽다.

(개인적으로 자허토르테는 그냥 초코케이크 같았어서, 루브르에 온다면 피스타치오슈를 추천한다)

엄청 달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생각보다 달지 않다. 기분좋은 달달함이 커피와 정말 잘 어울린다.


왼 쪽 디저트는 체코 전통 디저트 '아펠슈트루델'이다.

사과잼과 사과뭉치를 감싼 페스츄리와 그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렸다.

고급스러운 사과파이 맛으로, 사과파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번 쯤 먹어볼만 하다.


IMG_7577.JPG?type=w773 카푸치노

하이라이트는 커피이다. 동유럽 커피 정말 맛있다.


위 사진은 '카페 루브르'에서 먹은 '그랜드 루브르 카푸치노'이다.


우리나라 커피는 '잠 깨 임마 !!!!!!!!!!!!!!!!!!!!!!!!' 느낌이라면, 이 커피는 '자 이거 먹으니 기분이 괜찮니? 이제 할 일을 하자' 느낌이다. (표현이 이해가 되는가..?)

카페인쇼크가 오는 느낌은 아니지만, 기분 좋은 목넘김과 쌉쌀한 커피가 예술이다.

양은 적으나,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먹으면 무한정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동유럽은 음식이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큰 기대를 하고 가지는 않았고 나에게는 음식이 잘 맞지는 않는 곳이라고 결론났다.


음식은 여행의 기쁨 중 하나이지만 전부는 아니기에 동유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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