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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PD 빅대디 Nov 01. 2024

[Ep.08] 가장 강력한 동력, 진심

리와인드 브랜드 영상

좀 이상한 경험을 하고 온 것 같아!


같이 동업 중이던 선배가 갑자기 미팅을 다녀와야겠다며 다녀오더니 말을 꺼냈습니다. 어떤 중견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의 한 이사님을 만나고 왔는데, 엄청 헐렁한 옷을 입고, 잠도 잘 못 잔 것 같은 얼굴로 만나서는 영상 제작 얘기보다도 한참을 자기 고민이랑 일 얘기를 하더라는 겁니다.


진짜 그 일이 좋은 분들인가 봐요?!


그렇게 만났던 기업은 <리와인드>라는 기업이었습니다. <아이엠그리너>라는 브랜드명이 훨씬 더 알려진 기업인데요. 표면적으로는 친환경 일회용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많은 카페에서 많이 봤던 빨대나 제품들이 이 회사 거였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사업의 잘됨보다 더 눈이 갔던 게 있습니다. 이 회사의 모토가 심상치 않아 보였거든요.


일회용품을 만들지만
쓰레기는 만들지 않습니다.


쓰레기로 어딘가에 쌓이지 않는 일회용품을 만드는 기업. 그런데 정작 본인들의 꿈은 이 친환경 일회용품 사업이 망하는 거라는 신기한 회사였습니다.


저에게 다큐의 본질과 제작을 가르쳐 준 피디님이 만든 다큐 중에 <플라스틱 지구>라는 방송이 있었는데요. 플라스틱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인 곳곳을 다니며 지구의 경고음을 전달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적잖은 충격이었는데요. 이후 텀블러를 잠시 들고 다니기도 했고, 이왕이면 종이 빨대를 쓰는 카페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텀블러를 까먹고 나가면 일회용품을 안 쓸 수는 없었고, 종이빨대는 자꾸 녹으니까 그 불편함 때문에 언제부턴가 꺼리게 되었습니다.


익숙함으로의 회귀


지구의 경고보다는 삶의 불편이

나에게는 훨씬 더 빈번하게 다가오는 감각이었죠.


리와인드 신정인, 박원욱 이사와의 인터뷰 당시

그런데 그 불편이 불편이 되지 않게 애쓰고 있는 환경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났던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한 사람의 진심이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도 같았습니다. 먼저 이사님들을 촬영했는데 이분들은 다 ‘대표가 OO 해서..‘라는 말을 하시는 거였습니다. 대표님이 개인 사유로 당시에는 촬영을 할 수 없었는데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얼마나 진짜길래 저런 말들을 하는 걸까?


그리고 한 달여 후 방송을 마치고 이 기업 대표님과 인터뷰하는 곳에 촬영을 돕기 위해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건강이 회복된 게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아직은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모습도 잠깐 비추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어색한 공기가 지나가고 대표님의 진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리와인드 김은정 대표와의 인터뷰 당시

대표님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 환경 관련 활동들을 많이 해야 했던 학교에 다니셨다고 합니다. 학교 근처에 있던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엄청난 양의 폐수를 바라보면서 크게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는 모든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그 고민을 이어오셨다고 해요.


아무도 안 하면 나라도 하자는 결심. 을 말이죠.


그리고 그 결심에서 시작된 무모한 도전이 <리와인드>였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다회용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해요. 하지만, 사람들의 필요는 일회용품이 없이 살기는 어렵다는 걸 인정하고 난 뒤에는 쓰레기가 되지 않는 일회용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환경 일회용품을 만들고, 그 일회용품들이 다시 수거되어 재사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끊임없이 원래의 꿈이었던 자원들이 자연으로 다시 '리와인드'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 노력에 공감하는 많은 기업들은 '리와인드'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여러 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기업의 꿈은 자신들의 일회용품마저도 사용할 필요가 없어져서 결국에는 이 사업을 접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습니다.

대표님의 지문으로 만들어진 리와인드의 로고. 자신들의 진심에 대한 서약 같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진심이 있을 수 있을까? 혼자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되물어보게 되었습니다.


나에게는 이런 진심이 있을까?


많은 매체들에서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과 그럴싸한 전략들을 보게 됩니다. 멋진 말로 기업의 철학은 이야기하고, 근사한 이미지로 자신들의 상품을 포장하죠. 그런데 이 기업을 취재하면서 느낀 건, 그 모든 것을 앞서는 가장 큰 동력은 ‘진심’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도 나의 도구인 '영상'을 통해 진짜 ‘진심’을 다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서 핵심 가치들을 잘 꺼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보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리와인드> 브랜드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JHVjnLhCtt0&t=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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