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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우내 Apr 03. 2024

학원 대기만 한 달이라고요?

학원 등록부터 난항, 준비물은 또 뭘 사야 하는데요...?


지난 번 엄마에게 자취 허락을 받기 이전으로 돌아가 보자면 상황은 이러하다.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막막했던 찰나 UIUX 디자이너라는 직종을 알게 되었고, 거기부터 시작해 대체 어떻게 해야 UIUX 디자이너를 할 수 있는가? 에 골몰했다. 당장 내가 해야 할 부분을 찾으며 해당하는 직업에 대한 정보, 알맞은 학원, 그에 걸맞는 커리큘럼 등을 찾다보니 몇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1. 국비 지원 학원은 사실상 고퀄리티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 (나의 성격을 따져봤을 때, 국비지원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을 뿐, 일반화는 아님을 알린다.)

2. 유명한 학원들은 학원비가 비싸다.

3. 취준 기간, 취준 시기를 명확하게 설정해야만 늘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도달하게 된 이유를 밝히겠다.


1은 내가 가장 먼저 찾아봤던 루트가 국비지원이었고, 사실상 국비지원에는 UIUX 라고 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HRD net 기준) 포토샵, 일러스트, 에프터이팩트 등. 툴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열린 강의는 많았지만 그것이 결코 UIUX 디자인을 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뜩이나 UIUX 업무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 게 과연 이 툴 강의를 들어서 내가 취준하는 것에 얼마나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까 를 의심하게 됐다. 더군다나 나는 어릴 때 이미 독학으로 포토샵 1급을 따놨기 때문에 그 외에는 배워볼까 라고 고민해 볼만한 건 일러스트, 인디자인 정도였다. 하지만 그 또한 독학으로 가능한 영역임을 알고 있기에 굳이 국비지원금을 여기에 태우고 싶지 않았다. 그밖에도 HRD net에는 툴 외에 바리스타, 개발자 직군을 위한 강의는 많다. 그래서 '그냥 프론트엔드를 배워보는 게 나으려나...?' 까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원하는 게 코드를 짜고 해당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생각 또한 접을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설 학원을 찾아보는 게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에 UIUX 를 치더라도 뜻과 어떤 직업인지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해야만 이 직군을 내 업으로 삼을 수 있지? 에 대한 답변은 찾기 어려웠다. 내가 세계 정보의 바다인 유튜브에서 찾아보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다.


발품 대신 손품


유튜브는 방대한 정보가 많은 대신 손품을 엄청나게 팔아야 한다. 덩달아 눈도 뻐근해지기 일쑤. UIUX 디자이너 라고 검색창에 치니 현재 UIUX 디자인을 하고 계신 분부터 나와 비슷한 원래 다른 직종에서 이직한 경우, 어떤 방법으로 취준을 했는지, 국비지원의 장,단점 까지 없는 게 없었다. 우선 1이 맞는 결론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비지원과 사설 학원에 장단점에 대한 영상을 밤새워 보기 시작했다. 

시간을 들여 모든 영상을 보고 나니 한 가지 얻은 정보가 있었는데, 나와 비슷한 루트로 취직에 성공한 분이 다니셨다고 한 학원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 것. 밑에 달리는 댓글들도 살펴보니 꽤나 유명한 학원인 듯했다. 웨이팅이 있다는 소리에 서둘러 홈페이지를 찾았다.

상담 대기 신청에는 내방 가능한 시간대, 요일을 선택할 수 있다. 요일에 맞춰 따로 관리를 하는 모양이었다. 양식에 따라 알맞게 내용을 입력하고 상담 대기 신청을 걸어 뒀다.

학원에 대한 정보를 얻었으니 이 학원이 어떤 학원인지 후기를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네이버 및 구글링을 시작했다. 역시 세세한 정보로 서치를 하니 많은 정보가 떴다.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학원 후기를 보니 커리큘럼에 대한 설명과 기간, 비용, 준비물 등을 알 수 있었다. 근데 비용이 더럽게 비쌌다. 난 비전공자기 때문에 못 해도 반 년은 넘게 수강을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한 달에 약 55씩 차곡차곡 나가더라. 그렇다면 대충 예상 비용 총 300만원대. 와중에 랩탑이 준비되어 있다면 53만원대로 수강이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준비물로 2만원을 퉁치네. 그렇담, 랩탑을 사야겠지?



총만 챙기면 어떡해? 총알이 있어야지


나는 노트북이 따로 없었고, 그나마 집에 있는 거라곤 언니가 쓰던 삼성 구식 노트북 뿐이었다. 그 친구는 대학교 때부터 쓰던 7년 정도 우리와 함께 했는데 그 마저도 엄마가 홈쇼핑에 큰 맘 먹고 사 준 거다. 알다시피 홈쇼핑에 올라온 가전 기기 중 새학기 노트북으로 올라온 제품들은 신제품도 물론 있겠지만 우리가 구매했던 친구는 이미 이월상품으로 취급되는 친구였다. 


어쨌든 학원과 집을 오가며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트북 구매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양을 알아보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다. 데스크탑이든 랩탑이든 사 보신 분은 알겠지만, 사양이라는 영역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의 선택지를 낳을 수 있는 영역이다. 내가 가벼운 것을 선호한다면 사양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휴대성을 겨냥하고 나온 제품을 사는 것이 맞고, 휴대성보단 고성능을 중시한다면 데스크탑이나 게이밍 랩탑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렇듯, 내 입맛에 맞춰 그것도 알맞은 가격대와 성능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다시 유튜브. 디자이너용 랩탑을 찾으니 나오는 것은 단연 맥 제품이었다. 설명을 듣자하니 높은 색구현성과 아이폰 및 애플 제품을 쓰고 있다면 좋을 높은 연동성, 그리고 예쁘게 잘 빠진 디자인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맥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바로 비싸다는 것. 아이폰, 에어팟 프로, 아이패드를 갖고 있음에도 맥북을 사기에는 너무 비싸 망설였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진정한 앱등이라면 모름지기 맥북 하나는 있어야 하는 것을. 사실 지금은 예쁜 것보다도, 연동성이 좋은 것보다도 사양이 더 중요한데, 다른 게이밍 노트북을 찾아보니 가격은 맥북과 비슷한 언저리였고, 그렇다고 월등하게 나은 퍼포먼스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외에 더 좋은 기능을 기대하자면 몇 백이 훌쩍 넘어가기에 거기까진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답정너긴 했다. 난 맥북을 사고 싶었다. 하지만 또 고민해야 하는 것. 

프로 VS 에어

아주 중대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노트북이 없다. 하지만 작업은 학원과 집을 오가면서 해야한다. 휴대성을 생각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바로 맥북 에어를 샀어야만 했는데..!)

메인 컴퓨터가 없고 나중에 내가 무슨 작업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전제가 너무 크고, 넓은 디스플레이에 혹해 맥북 프로에 마음이 기울었다. 욕심이 많아 사양도 최고사양으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당근으로 거래해서 중고 맥북 프로를 질렀다. 당근만 해도 쓴 기간이며, 사양이 천차만별이라 이때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혔었더랜다. 어찌저찌 결국 노트북까지 구매하고 나니 그제서야 상담 신청을 넣었던 게 기억이 났다.



매일함을 뒤져 학원 이름을 찾아냈다.

상담 대기만 해도 한 달은 족히 걸릴 거라는 대답. 네? 상담만 해도 한 달이요??

놀라서 까무라칠뻔했다. 내가 상담 대기를 걸었던 건 이사를 한 9월달. 근데 상담 대기만 한 달이라니.

그럼 상담을 하려면 10월이나 가능하다는 건데. 지나가는 시간이 조바심이 났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약 28일 후,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내방일과 시간을 안내 받았고 상담 소요 시간 등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 제시한 스케줄이 가능하다면 회신을 달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고민할 틈도 없었다. 무조건 ok.

그렇게 이제야 순순히 흘러가나 싶었는데...


이게 웬 걸. 여태 안 걸리던 코로나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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