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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우내 Apr 15. 2024

포트폴리오 순례길

코로나는 어쩌구요?

*해외 출장으로 인해 연재가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ㅠ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다짜고짜 상담을 앞두고 덜컥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내방 상담은 물건너간지라 현재 걸려있는 예약마저 취소될까 급하게 학원에 문의를 넣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학원 측에서는 전화 상담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해 진행하게 됐으나 역시나 내방해서 상담을 하는 것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꼼꼼하지 않고 얼렁뚱땅 진행되는 느낌...? (이러려고 내가 한 달 넘게 기다렸나...) 하지만 내가 아파서 이렇게 된 거니 학원 탓을 할 수도 없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었다. 학원 측에 대기 기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원하는 선생님이 계시냐고 묻더라.

애초에 내가 강남점을 가려고 했던 게 소문에 실력이 상당한 선생님이 계셔서였는데 어차피 다른 지점이니 크게 다를 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두푼 드는 게 아니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력을 가진 선생님께 수업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 지점에 대한 선생님 정보는 알아본 것이 없어 우선은 하루라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선생님 반으로 부탁드렸다. 길게는 2-3주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말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근데 8일 만에 연락이 왔다. 지금 졸업생이 나와서 빈 반이 하나 있다며 등록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이었다.

당장에 더 늦어지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해 그렇게 당장 이틀 뒤부터 학원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첫 강습일

떨리는 마음으로 길찾기를 켜고 골목길을 가로질러 학원에 도착했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겠다는 마음으로 일찍 나왔는데 생각보다 더 일찍 도착했다. 담당 선생님께서 전날 미리 주신 문자를 확인해 해당하는 반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너무 일찍 도착했나...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이라 어수선하고 쭈뼛대는 모양새를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진 않았다. 구석에 대충 자리를 잡으니 와이파이 연결 방법과 앞으로의 수업 진행 방식이 데스크탑에 띄워져있었다. 갖고 온 맥북 프로를 힘겹게 꺼내 와이파이 연결을 시도하는데 잘 되지 않아 낑낑대고 있던 찰나, 선생님께서 반으로 들어오셨다. 다소곳하고 조용한 분위기셨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연결방법에 대해 알려 주시고 안 되는 부분을 공유 드리니 그제서야 거짓말처럼 되지 않던 와이파이가 연결됐다. 홀로 진땀을 뺐던 게 억울해질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상담지를 받아 체크를 하고 수업 중간에 대면 상담을 위해 선생님과 함께 커리큘럼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드디어 시작인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 시간을 주고 시안을 똑같이 만들라는 선생님의 말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독학으로 뗐던 포토샵이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희미했던 탓에 온몸에는 땀이 흘렀다. 시안 3개를 겨우 완성했지만 완성도가 높지는 않아 마음에 들진 않았다. 일종의 레벨테스트였겠지. 쉬는 기간 동안 포토샵 조금이라도 더 연습하고 만져볼걸,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수업 방식은 소규모 정원으로 진행되는데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을 모두가 다 볼 수 있도록 각각의 자리에 있는 데스크탑에 띄워 첨삭을 해 주셨다. 덕분에 더 부끄러웠던 걸지도 모르겠다.






학원 졸업을 거의  목전에 두고 있는 강습생들의 작업물을 보면서 나도 저런 퀄리티로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두려움, 부러움이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의 작업물을 보며 저거 재미있겠다, 이거 너무 예쁘다 하는 흥미로움도 함께 느꼈다. 나의 열정에 더 불을 지피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모두의 앞에서 피드백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타이포그래피부터 시작해 점차 난이도를 높여 웹사이트, 프로모션, 앱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꼬박  6개월, 추가 한 달을 더 등록해 7개월의 시간 동안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물론 예상한 시간보다는 한 달 더 추가됐지만 애초에 비전공 7개월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 6개월로 끊었던 것이었기 때문에 만족한다. 물론 학원에선 딥한 체계나 디자인의 원리를 배우긴 어렵다. 무조건적인 실무와 포트폴리오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에 현재 실무에 있는 입장에서 보니 커리큘럼이 많이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업물을 완성하는 시간에 따라 커리큘럼의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물론 혼자서 진행했다면 이 정도의 포폴이 나오긴 어려웠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뭐가 딱 맞다 하는 것은 디자인에서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디자인은 예술이 아닌 상업적인 성격이 크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부합되어야만 하고, 그들의 의견 안에서 디자이너로서 올바른 디자인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유연하게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졸업한다고 해서 포트폴리오가 다 끝은 아니다.

그건 바로...

취준이 남았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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