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무서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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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잘못하면 누가 잡아간다"는 식의 농담을 곧잘 한다. 옛날에는 호랑이였고, 망태할아버지였고, 내가 어릴 적에는 경찰이었다. "말 안 들으면 경찰아저씨가 잡아간다", "경찰 부르면 감옥에 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어릴 적에는 경찰이 무서웠다. 경찰차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고, 경찰관을 마주치면 왠지 죄를 지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길에서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걸 보면, 다른 아이들처럼 "멋있다!"는 생각보다는 "어디 무슨 나쁜 일이 났나?"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심지어 어릴 때 뭔가를 잘못했을 때는 경찰차만 지나가도 "나를 잡으러 오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지만, 어린 마음에는 경찰이 그런 존재였다.

그런 기억들이 있어서인지, 내가 경찰이 되고 나서도 처음에는 시민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잘 몰랐다. 특히 아이들을 마주칠 때는 더욱 그랬다. 내가 무서워 보이는 건 아닐까, 아이들이 나를 보고 도망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내가 경찰이 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도보순찰을 나간 적이 있었다.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살피는 일상적인 순찰이었다. 그런데 길가에서 어린아이가 엄마 말을 안 듣고 어리광을 부리며 떼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아이는 뭔가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 같았고, 엄마는 안 된다고 하며 달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가 계속 고집을 부리자, 아이 엄마는 지나가던 우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말 안 들으면 경찰아저씨가 혼낸다!", "경찰아저씨가 잡아간다!"

순간 나는 어릴 적 내 기억이 떠올랐다. 나도 그런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던 것 같았다. 그때는 그냥 "아, 또 그런 얘기를 하시는구나" 하고 별생각 없이 지나치려고 했다.

그런데 같이 순찰을 돌던 팀장님께서 그 어머니께 다가가서 정중하게 말씀하셨다. "어머님, 죄송하지만 경찰은 나쁜 사람을 잡는 것도 맞지만, 더 중요한 역할은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들을 도와드리는 일이에요. 아이에게 경찰이 무섭다는 이미지를 주면, 나중에 아이가 커서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녕, 꼬마야. 엄마 말씀 잘 들어야 해. 그리고 나중에 무서운 일이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경찰아저씨한테 말해. 우리는 너희를 지켜주는 사람들이야."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냥 지나가는 어른이 "혼낸다"라고 하는 것과 경찰이 "혼낸다"라고 하는 것은 아이에게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말이었다.

경찰은 사회에서 특별한 권력과 권위를 가진 존재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경찰이 잡아간다"는 말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 될 수 있다. 나중에 그 아이가 정말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경찰을 무서워해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 후로 나도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의식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낯설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먼저 인사하는 아이들도 생겼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특히 야간 근무 중에 치안이 불안한 곳에서 거점순찰을 할 때가 그랬다. 거점순찰이라는 것은 순찰차를 특정 장소에 세워놓고 주변을 살피는 활동이다. 범죄 예방 효과가 크고, 시민들에게 안전감을 주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세워놓은 순찰차를 보고 "경찰들이 놀고 있네"라며 한 마디씩 하거나, "왜 우리 동네에 아무 일도 없는데 이렇게 자주 와서 서 있냐"며 화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어느 날 밤 순찰차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한 주민이 다가와서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우리 동네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라고 불안해하며 물어본 일이었다. 나는 "범죄 예방을 위한 순찰입니다. 동네가 안전하도록 지키고 있는 거예요"라고 설명했지만, 그분은 "그럼 뭔가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거네요?"라며 더욱 불안해하셨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나는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순찰을 하는 건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불안해하거나 귀찮아한다니.

물론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경찰관들이 있으니까 안심된다", "밤에 혼자 다닐 때 든든하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경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여전히 '무서운 존재', '문제가 있을 때만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런 상황들이 정말 아쉬웠다. 경찰도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일 뿐인데, 왜 이렇게 거리감이 있을까?

그때 팀장님이 보여주신 모습이 답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은 일상 속에서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경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하나씩 심어주는 것. 특히 아이들에게는 경찰이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친근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팀장님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순찰 중에 아이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부모들에게는 "아이에게 경찰이 무섭다고 하지 마세요. 대신 도움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세요"라고 부탁드리기도 했다.

변화는 작았지만 분명히 있었다. 처음에는 나를 보고 숨어버리던 아이가 나중에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작은 노력들이 의미가 있다는 걸 느꼈다. 비록 사회 전체의 인식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다른 경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