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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장인 Sep 08. 2024

그래 어쩐지 너무 순조롭더라!

파도가 없다면, 오르고 내림이 없다면 우리네 삶이 지루하겠지

호퍼(Hopper : 먼지를 포집 후, 하부로 배출하는) 인양작업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필터 체결을 마치고 주요 밸브류 조립을 앞두고 있었다.

‘흠, 이제 2~3일 후면 마무리되겠구나

이곳으로 급히 내려온 지 이제 열흘이 다 되어가는구나 ‘    

 

급히 내려오다 보니 옷가지 몇 벌만 챙겼었고,

때 이른 더위에 같은 옷을 하루 이상 입을 수가 없었다.

주말 작업이 없을 때 허름한 옷이라도 몇 벌 사야지 생각하며, 주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정우 과장! 이걸 어쩌지?

 상판에 조립해야 할 부속의 길이가 맞지 않네? “

“공장에서 제작하고 조립 검사 안 하셨어요?”

“어, 시간이 촉박해서 내려오기 바빴지, 어떡하지?

 자르고, 손보려면 공장에서 작업해야 하는데 

 그러면 일정이 많이 늦어질 것 같은데 “     


바쁘다 하여 조립 검사조차 하지 않은 작업반장이 원망스럽고 답답하다. 

‘큰일이다.

 토요일 오후시간 경기 화성의 공장에 다녀오라기에는 

 아, 대구에 있는 선배들에게 부탁해 보자 ‘

예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들이 대구에서 구조물 제작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 정우입니다.”

“어, 그래 정우야!

 경기도로 이직했다더니 잘 지내지? “

“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탁드릴 게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

“어, 무슨 일?”

“구미에 여과집진시설(Bag-Filter) 설치 때문에 내려와 있는데 상판에

 조립해야 할 부속의 길이가 맞지 않아서

 내일 혹 공장에 있으시면 저희 반나절만 함께 쓸 수 있을까 해서요?

 저희 공장이 경기 화성이어서 “

“괜찮다.

 아침 일찍 와라!

 작업 마치면 우리끼리 점심이나 하자 “    

 

우여곡절 끝에 선배의 공장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선배들은 일요일에 작업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가 미안해할까 봐

일부러 다들 나와서 이것저것 정리도 하고 남은 일도 마무리하였다 했다.

‘선배들의 따뜻한 배려가 새삼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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