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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장인 Sep 29. 2024

어색한 시작과 예상치 못한 인연

세상 참 넓고도 좁다, 이제야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잠시 보안실에 들려 방문 인원과 목적을 남기고 이시운상무와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동은 지상 3층 건물로 공장과 약간 떨어져 있었고, 2층에 상무님이 계신 사무실이 있었다.

“정우야, 상무님은 네가 새로 담당하게 되었으니 인사드리는 거야

 실무자는 따로 있어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허허허“

“예”


2층 회의실로 들어서니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 유호상과장 잘 지냈죠?”

“예, 상무님도 잘 지내셨죠?

 아, 같이 오신 분이 새로 오신 과장님이신가요?"

“안녕하십니까, 김정우과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유호상과장입니다.

 상무님 곧 오실 거예요, 갑자기 대표님 보고가 있으셔서요."

“예”

유과장은 서글서글한 성격인 것 같았다.

다행이다.


“아, 오늘 첨 뵙는 분을 기다리게 했네요!

 대표님께서 금번 노후 시설 개선공사 관련 계획을 갑작스럽게 확인하셔서 “

“아닙니다. 

 이번에 TCD를 담당하게 된 김정우과장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정우과장입니다.”

“반갑습니다 

 신태욱입니다. 허허허

 나 김정우과장 알고 있어요! “


당황했다.

나를 어떻게 알고 계시지?

출발하기 전 양병수대표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뭐, 차차 알게 되겠지 허허

다행히 신태욱상무는 걸걸한 편인 듯했지만, 나름 다른 이를 배려하는 세심함이 보였다.

‘차차 알게 되겠지 기다려보자!’


TCD는 약 15년 정도 된 노후 시설을 순차 개선하고자 했고, 

생산을 하며 함께 진행하여야 하다 보니 대략 1~2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진행이 필요하다 하였다.

오늘은 계략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였다.

쉽지 않겠지만 나에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틀림없는 듯했다.


회의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이어졌고, 

나는 실무 담당자로서 설계, 시공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것으로 갈무리되었다.

회의가 끝날 때쯤 

“하루, 이틀에 마무리될 일도 아니니 긴 호흡으로 같이 준비해 봐요!

 김정우과장“

회의를 마무리하며, 신상무가 갑작스레 나를 쳐다보며 웃는다.

“예, 상무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과장, 혹 내가 김과장을 어떻게 아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예, 제가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은데 상무님께서 저를 알고 계신다 하여 사뭇 놀라기는 했습니다.“

“김과장, 작년에 경북 구미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저감시설 담당했었죠?

 시공부터 시운전까지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던데 우여곡절도 많았고“

“예, 상무님이 어떻게?”

“하하, 당시 인프라팀장이 내가 아끼는 후배예요.”

“아”

“우연히 그 녀석과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작년 이야기가 나와서 

 아까운 이가 다른 곳으로 갔다고 하하하

 아직 연락한다면서요? “

“예, 팀장님께 도움 받은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제가 도움드릴 수 있으면 멀리서나마 도우려 합니다.“

“그래요, 그 이야기는 차차 이야기해요.”    

 

참, 세상 넓고도 좁다. 

이제야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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