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의학인가, 건강을 위한 의학인가
평균 기대수명이 31살?
1900년대 초,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31살이었습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더라도 단, 50세 정도에 불과했죠. 1876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이 최초의 전화 통화를 성공했고, 1886년,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평균 수명인 기껏해야 30-50살이었다는 말이죠.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은
1886년 벤츠의 창립자인 칼 벤츠(Karl Benz)가 세계 최초로 발명한 가솔린 자동차이자, 세계 최초로 특허를 받아 가솔린 자동차역사의 시작을 알린 자동차다.
생존을 위한 의학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370)는 기원전 460년경에 태어났습니다. 의학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기점을 히포크라테스 시기라고 본다면, 의학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례로 2300년간 인류의 평균 수명은 고작 40세 남짓이라는 말입니다.
초기 의학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고,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러시아와 오스만 연합과의 전쟁이 한창이던, 크림전쟁(1853년~1856년) 당시 광명의 천사로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
ale, 1820~1910)에 의해서 소독과 손 씻기라는 개념이 도입되었으니 이전에 의학이 어떤 수준은 그야말로 암흑이었습니다.
인류역사에서 유래 없이 빠르게 번진 질병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흑사병(plague)입니다. 14세기 유럽에서 7,500만~2억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류사상 최악의 질병이죠. 이 시기에 흑사병을 치료하기 위해 가장 대중화된 방법은 '기도'였습니다.
당시 의학은 종교적 영역 안에 위치했었기 때문에, 흑사병이 종교적 믿음에 대한 부재로 인해 노하신 하나님의 벌이라고 생각했고, 최악의 전염병 중 하나인 흑사병이 도는 와중에도 다 같이 교회로 가 기도를 했었으니, 퍼지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었습니다.
범유행적 질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질병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매독(syphilis)입니다.
'마왕', '송어' 등을 작곡한 가곡의 왕 슈베르트(1797~1818) / '신은 죽었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890) / '마지막 수업'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알퐁스 도데(1840~1897)
위 사람들의 공통점은 매독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입니다. 매독은 1495년, 대항해시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0~1506)에 의해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빠르게 매독이 전파된 것을 기점으로, 1515년 20년 후에는 조선과 일본까지 전 세계적으로 매독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대항해시대가 한창이었다고 하더라도, 비행기도 없던 시절에 이러한 질병의 확산은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죠.
매독의 증상은 온몸에 뾰루지 같은 궤양이 생기고, 두통, 고열, 탈모 등이 생기기 시작하고, 3기가 되면 피부와 장기에 물컹물컹한 종양이 생기면서 괴사가 되기 시작됩니다. 즉 온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후에는 신경계 손상을 동반한 정신병까지 발생하는 매독은 당시 끔찍한 죽음 그 자체였습니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투쟁했고, 16세기 의사 필리푸스 파라켈수스(1493~1541)가 매독의 치료법으로 수은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수은을 이용해 매독을 치료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수은에 이러한 독성이 매독균을 죽이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나름에 이유와 근거를 들어 수은을 끓여 증기를 쬐는 치료를 했습니다.
하지만 수은은 중금속으로 대표적인 공해병 중 하나인 미나마타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매독에 대한 수은 치료는 '죽거나 혹은 살거나' 매독과 수은을 이겨낸 사람만이 살아남는 도박을 건 최악의 치료였고, 이러한 치료는 19세기까지 이어졌습니다.
매독에 대한 실질적인 치료는 20세기 초인 1905년, 드디어 독일에서 트레포네마 팔리튬이라는 매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을 발견하게 되면서 1910년 비소를 이용한 매독치료제 살바르산(Salvarsan) 606이 나옵니다.
하지만 비소도 마찬가지로 암살자들이 주로 사용했던 독국물입니다. 때문에 심장 부작용으로 5% 사람들은 심장발작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기도를 했고, 독을 이용해 균을 죽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였죠.
그렇다면 이 매독은 언제 우리가 완벽하게 정복했을까?
현대의학의 시작, 페니실린
15세기부터 16세기 초까지, 약 500년간 매독은 유럽인구의 15%를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과학적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게 되면서 인류는 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의료체계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세기에 들어서 드디어 의사들이 손을 닦고, 소독을 시작한 것이죠.
그로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발마 춰 1928년, 스코틀랜드 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이 푸른곰팡이에서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Penicillin)을 발견하게 되면서 드디어 매독을 정복할 수 있었죠.
100년 전, 우리의 조상들은 병을 고치기 위해 수은과 비소를 먹었습니다. 이 페니실린 한 대가 없었기 때문에... 페니실린이 사용화된 1940년에 우리는 매독의 정복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기대수명이 2배나 증가했고, 플레밍은 1945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의학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후, 약 2300년 동안 인간은 평균 40년을 살았지만,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를 만들어 낸 것을 기점으로 수명이 2배가 늘어났고, 그로부터 약 120년 후 2020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83.5세,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단, 120년 만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이러한 발전은 의료 발전에 있어서 하나의 믿음을 만들게 됩니다. 바로 '원인을 찾으면 질병을 고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을 찾자.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자.'
이러한 믿음을 토대로 현미경 기술의 발전은 여러 질병의 원인인 미생물, 박테리아들을 발견했고, 약을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X-ray와 CT, MRI 등 과학적 기술의 발전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문제들도 탐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현대의학의 태동으로 우리는 더 이상 생존을 위해 터무니없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는 생존을 걱정하기보다는 다른 부분들을 걱정하기 시작했죠. 바로 '건강'입니다.
생존에서 건강으로
우리는 더 이상 수은이나 비소를 먹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들에 대해서 많은 것들이 알려졌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약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생존이 아닌 건강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이를 대변하는 문제들이 근골격계질환입니다.
근골격계질환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목이나 허리 통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하나 던져볼 수 있습니다.
왜 여러분들의 목, 어깨, 허리 통증은 이렇게나 의학의 발전이 눈부신데
왜 나아지질 못 할까요?
대한민국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해마다 허리통증 환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6년 척추 수술 환자수는 9만 명에서 2019년에는 17만 4천 명에 달합니다. 2019년 척추수술 진료비만 자그마치 8천억입니다.
그렇다면 허리수술 빈도가 높아지니 허리통증 환자 수는 적을까? 하지만 다른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해마다 허리통증 환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죠. 이것이 단순히 병원에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변하고 있는 모습일까?
그럼 여러분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목이 가볍고 개운한가? 허리는 어떠한가? 암과 에이즈와 같이 불치병으로 일컬어졌던 불치병들은 해가 갈수록 눈에 띄는 발전을 이륙하고 있지만, 왜 허리, 목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눈에 띄는 발전 혹은 변화가 없을까?
이것에 대한 해답은 현대의학의 시작이 페니실린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의학이 꽃이 피었던 이유는 하나의 질병에 원인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었고, 이를 해결했다는 점이었죠.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감염병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실제로, x-ray와 초음파 그리고 CT와 MRI 등을 통해서 우리 몸속의 해부학적 구조물에 대해서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디스크라던가, 힘줄염이라던가, 자세가 좋지 않다던가 등이 있죠.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그 결과는 당신과 내가 겪고 있는 현 상황이 대변하지 않습니까? 근본적인 원인과 근본적인 치료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이러한 질문은 시대적 흐름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는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성공이 강조되던 사회라면, 2000년 이후부터는 건강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웰빙(Well-be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2018년에는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말까지 등장해 건강한 죽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죠.
21세기의 초입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생존에서 건강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최근, '기능의학'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면서, 음식과 운동 그리고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몸이 아프다? → 병원'이 아니라 다른 대체제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의학은 생존을 위한 의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존은 대부분 박테리아와 균에 의해 발생했던 감염병이 대상이었고, 이 질병들을 바라보았던 관점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바라보았던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근골격계 질환은 생존이 아닌 건강과 관련이 있습니다.
생존이 아닌 건강에 대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