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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영 Jun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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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빛이 모이면 골목이 깊어졌다


부딪히다 저절로 솟구치는 불꽃, 뒤틀린 소란이 쉼 없이 저장된다


시장 입구 한 가게가 맛집 검색기를 달고 줄이 달린다


누군가 속삭이는 5리

오리처럼 뒤뚱거리는 행렬


흥건히 젖은 길이 짙다


줄어들지 않은 줄 틈에서 사피엔스처럼 등이 굽은 포노 사피엔스들

단톡방에 올라온 시놉시스에 오늘 밤 좀 더 폭력적인 히어로를 만나려고 한다


유창한 입이 음식을 기록하기 위해 줌을 당긴다

큰 귀걸이가 소 코뚜레처럼 붙은 북쪽 인플루언서 섬네일이 해바라기를 담고 있다


허기가 우울을 빚고, 창끝을 뾰족 세운 태양이 해바라기를 핥는다


성이 식욕을 앞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한 끼를 굶었을 뿐인데

치즈 크러스트 한 판을 순삭했다


혀의 감각을 드높여야 할 당신 엄지가 속도를 높인다


숲 사이사이 싹을 틔우는 식당


할머니가 간판에서 살아나고 원조가 붙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식당을 죽이고 맛집을 살려낸다


실패한 도자기처럼 조각난 음식


블로그가 신명 나게 징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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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계간 시와 경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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