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이집트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내가 가봤던 익숙한 풍경이 나오고, 매일 듣던 아랍어가 내 귀를 스쳐갔다. 화면 속 풍경을 보며 그때의 추억이 떠올랐고, 출연진들이 먹는 음식을 보며 입안의 그 맛을 느껴보려 했다. 왜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을까.
벌써 이집트에서 돌아온 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년 동안의 이집트 생활에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바로 이집트 사람처럼 살아보는 것이었다. 100% 똑같이 살 수는 없겠지만 그들처럼 생각하고 그들처럼 행동하면 조금이라도 닮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사현장 입구에 차려진 허름한 식당에서 시커먼 손으로 다같이 밥을 먹고, 그들이 좋아하는 비둘기 고기를 먹으며, 현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어설픈 아랍어를 쏟아내며 조금이라도 이집트라는 나라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했다. 왜 그랬을까.
과연 내가 나중에 이집트라는 나라에서 이렇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그럼 이곳에서 내가 나에게 남길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집트 사람들과 즐겁게 생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들이 이집트에 있는 동안 내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런 생각들로 나의 이집트 생활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책장 한쪽에 조용히 꽂혀 있던 그 시절 적어놓은 일기를 다시 보게 되었고,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의 시간으로 다시 돌아갔다. 아직도 그곳에 있는 것처럼.